[에로비안나이트] 500명의 목숨을 구한 여인
기사입력 1998년 04월 12일 15시 53분
86년 전인 1912년 4월 12일, 시집 못간 처녀들도 많이 태우고 `처녀 출항'에 나섰던 세계최대의 호화유람선 `타이타닉 호'.
사람이 만든 그 배는 자연이 만든 얼음 조각 하나에 받혀서 수장되고 말았다.
그런데 그 타이타닉 호가 물 위로 다시 찬란하게 떠 올랐다.
영화 타이타닉은 올해 아카데미상에서 축구선수 한 팀이 나눠 가져도 부족하지 않을 무려 11개의 상을 싹쓸이 했다.
이 영화를 잘 보면 당시의 사고가 피할 수 없는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임이 분명해진다. 그 주장이 고소영뿐 아니라 모든 관객 눈에도 거짓말로 보인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을 인간 존엄성보다 위에 두었던 방심이 사고를 불러 왔다는 것이 카메란지 캐머른인지 하는 감독의 외침이고 에로_도 수긍이 갔다.
사람들이 좀 더 노력을 하면 엄청난 재앙도 막을 수 있다.
그런 야그 하나 해 드리지.
자유스러운 독신을 고집한 쭉쭉빵빵탱탱∼ 아가씨가 초특급 호화유람선을 타고 세계일주 여행을 떠났다.
그 아가씨가 함께 배에 탔던 500여명의 승객들의 목숨을 구한 사연은 나중에 공개된 그녀의 일기장에 자세히 나와있다.
제 1일 차_ 배에는 많은 사람이 타고 있었다. 똥`배'가 나온 사람, 사각사각∼ `배'시시∼(Sea Sea∼) 웃는 사람등등… 그 사람 중에서 나의 미모는 더욱 돋 보였다.
제 2일 차_ 유람선 운영 회사측에서 베풀어 준 파티는 기가 막혔다.
선장이 뇌리끼리한 눈빛을 하고 프로포즈를 해 왔다. 그러나 콧대가 높은 나는 응하지 않았다.
제 3일 차_ 밤 12시, 내 방을 똑똑 노크하는 소리가 있어 `누구냐?'고 했더니 선장이란다. 가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니까 오히려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배 밑창에 구멍을 뚫어 5백명의 승객을 모두 몰살 시켜 버린다고 협박을 했다.
제 4일 차_ 나랑 함께 배를 탔던 5백명의 승객은 내 덕분에 모두 목숨을 구했다.
항해에 능숙한 선장도 배 위에서 배를 타서 그런지 심한 멀미(?)를 하느라 아랫다리를 휘청거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