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한밤의TV연예'] 선정성 '위험수위'
기사입력 1998년 04월 12일 15시 53분
`3일 정도 같이 있었어요' `호텔방에서 동침했다는 이야기죠?' `(몸을)직접 보셨죠?'
삼류 도색잡지의 한 페이지가 아니다. SBS TV `한밤의 TV연예(기획 신언훈, 연출 이충용)'에서 쏟아져 나온 말들이다.
SBS의 연예 정보 프로그램인 `한밤'이 연예인 스캔들에 지나치게 편중, 품위없는 보도로 비판받고 있다. 현재 SBS엔 `한밤'외에도 `특급 연예통신'이 전파를 타고 있는 상황. 일일 프로그램인 `특급 연예통신'과 차별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좋은 기획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나, `한밤'은 선정적인 보도로 시청률을 올리려는 얄팍한 제작관행을 고수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가수 조관우 관련 송사를 집중 보도한 지난 2일 방송.
이날 `더럽다. 너 다 먹어라' `남의 돈을 지가 먹어요'라는 비속어가 그대로 나간 것은 물론, 안방극장에 방송되기에 적당하지 않은 발언들이 전파를 탔다.
`3일 정도 함께 있었어요'라는 우회적인 답변에 리포터가 `호텔방에서 동침했다는 이야기죠'라고 확인까지 했다. 특히 관련 고소인 이모양과의 인터뷰는 선정적인 접근에 있어서 위험 수위를 넘었다. 리포터는 `(몸을)직접 보셨죠?'라는 질문에 주춤하는 이모양을 상대로 `신체적 특징을 알 수 있을까요' `상체는 어떻던가요' 등의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민감한 전화내용의 경우 음성변조를 해주는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 또한 문제.
또한 지난 9일 방송에선 `한밤'의 주특기를 발휘, 인터뷰를 거부한 탤런트 고두심의 집 앞을 지키는 의미없는 장면을 그대로 방송했다.
이런 `한밤'의 제작 관행에 대해 PC 통신엔 `삼류잡지 기사처럼 연예인 스캔들을 다룬다'(천리안 `야광시계') 등 비판의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한밤'의 자극적인 내용이 일단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는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SBS의 스테이션 이미지 추락 등 큰 손실이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