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하교길이 등교길로 둔갑
기사입력 1998년 04월 12일 15시 53분
아이들스타 젝스키스가 드디어 `스크린 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3억원이라는 국내 영화사상 최고의 개런티로 출연계약한 영화 `세븐틴'(정병각 감독－태흥영화사 제작)의 촬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서울 보광동의 오산고교. 오후 4시쯤. 때마침 하교시간이어서 학생들이 교정으로 쏟아져나오고 있었고, 교문 앞에는 강성훈 은지원 등 젝스키스 멤버들을 태운 미니밴과 제작스태프들의 촬영버스가 도착했다.
하교길의 학생들은 일제히 "젝스키스다！"를 외치며 달려들었고, 촬영스태프들은 학생들을 진정시키느라 땀을 흘렸다.
정병각 감독이 첫 촬영을 하필이면 하교시간에 맞춘 이유. 바로 교문 앞을 가득 메운 학생들을 엑스트라로 쓰기 위해서였다.
학생들은 김성용 제작부장의 설명에 호기심어린 눈빛을 반짝이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하교길이 등교길로 바뀌었다.
첫 촬영장면은 등교시간의 교문 풍경. 학생들이 삼삼오오 교문 안으로 들어서고, 선도부원들은 학생들의 헤어스타일이나 복장 등을 체크한다. 그 뒤에서는 복장불량 따위로 적발된 학생들이 학생주임에게 `엎드려 뻗쳐'나 `가방 하늘로 쳐들기' 등의 기합을 받고 있다.
반장이자 모범생인 상록(강성훈)과 예쁘고 공부잘하는 예진(김지혜)이 나란히 학교 안으로 들어서다가 학생주임(엄춘배)에게 기합받고 있는 준태(은지원)를 목격하게 된다.
`키스를 하느냐 마느냐'로 화제가 된 강성훈과 김지혜가 다정한 모습으로 나타나자 멀찍이 떨어져 촬영장면을 구경하던 `젝키 마니아'들이 갑자기 야유와 함성을 지른다.
동시녹음 촬영이기 때문에 당연히 `NG'. 제작부장은 험악한 인상을 쓰면서 `젝키 마니아'들을 윽박지른다. "조용히 안하면 모두 다 학교 밖으로 내쫓을 거야！"
다시 `레디 액션'. 그러나 또다시 함성. 제작부장은 아예 몽둥이를 들고 설친다.
눈길을 끄는 점은 정병각 감독의 느긋한 자세. "젝키 팬들의 열성에 이젠 익숙해졌다"는 게 정 감독의 설명.
한편으로 정 감독은 "젝키 멤버들이 기대이상의 연기력을 발휘해줘 대만족"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세븐틴'은 5월 하순까지 촬영을 마치고 7월초 여름방학시즌에 맞춰 개봉될 예정이다.
[이창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