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클리닉] 신장기능 약할때 관계후 심한 무력감
기사입력 1998년 04월 12일 15시 53분
건강에 대해 남달리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있다.
양－한방의 이론은 물론 민간요법에 이르기까지 두루 통달했을 뿐 아니라 주위의 아픈 사람에게 그럴듯한 처방까지 내려준다.
지병을 고치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둔 정모씨(45)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유난히 피로를 심하게 느끼며, 온 몸이 성한 데가 없어 그동안 종합건강진단만 해도 여러번 받았으나 번번이 특별한 병이 없다는 판정만 받았다고 털어놨다.
다분히 정신적인 원인이 병을 만든 것 같다는 정모씨가 고민하는 증상은 정력감퇴.
월 1회정도 부인과 관계를 갖는데 그마저도 순식간에 끝난다는 것이다.
또 관계를 가진 뒤에는 2∼3일 이상 심한 무력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진찰 결과 간과 신장기능이 약해 정력이 떨어지고 몸도 급격히 쇠약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신장기능이 약해 심장기능을 억제하지 못하면 양기가 위로 솟구치고 아래쪽은 차게 돼 낭습증이 생기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되며 소변을 본 뒤에도 잔뇨감 때문에 개운치 않은 증상을 보인다.
또 조금만 신경을 써도 얼굴이 달아오르고 머리가 아프며 피로를 쉽게 느끼는 데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잘 낸다.
이런 환자에게는 우선 신장기능을 보해주는 독활지황탕이란 한약을 4주정도 복용시켜, 증상이 개선되는 정도를 살펴본 뒤 보정탕이란 한약에 몇가지 한약재를 가감시켜 6주 정도 투여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정씨는 처음 치료를 시작할 때 자기가 알고 있는 의학지식을 동원하면서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 애를 먹었다.
섣부른 지식은 아예 모르는 것만 못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게 했던 정씨는 지칠 줄 모르는 정력가로 탈바꿈한 뒤 직장에 복직,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중견간부로 열심히 살고 있다.
병을 고치는 데는 의사 혼자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정확한 진단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고 믿을 때 치료효과가 좋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