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이대진] '존경스런 후배-나보다 한수위'
기사입력 1998년 04월 10일 15시 22분
"（이）대진이는 비록 후배지만 같은 투수로서 존경스러운 선수다."
"（정）민철이형의 구위는 나보다 한수 위다. 정말 대단한 투수다."
21세기를 이끌 한국 최고의 투수는 누구일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별다른 이견없이 한화 정민철（25）과 해태 이대진（24）을 꼽는다.
상대타자를 압도하는 시속 150㎞의 빠른 공과 현란한 변화구, 여기에 안정된 컨트롤.
선동열이 빠진 이후 이처럼 완벽한 자질을 갖춘 투수는 둘 이외엔 없다.
고졸출신의 앳된 모습에서 탈피해 완숙한 투수로 거듭나고 있는 정민철과 이대진의 자존심 대결이 올시즌 마운드를 뜨겁게 달군다.
이대진보다 한해 빠른 지난 92년 입단한 정민철은 `선동열을 이을 제1후보'로 지목받으면서도 기대만큼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것이 사실.
7년 연속 두자리 승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한차례도 15승벽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따라 다닌다.
이에 비해 이대진은 96시즌 16승을 올린데 이어 작년에는 선발 최다승인 17승을 올려 2년 연속 15승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두 선수를 비교한다면 직구 최고시속은 이대진이 1∼2㎞ 정도 빠르지만 컨트롤과 공의 다양성에선 정민철이 한수 위로 평가받는다.
다만 정민철은 경기운영능력, 즉 위기관리면에서 약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는 두 선수의 성격에서 잘 드러난다.
정민철은 활달하고 친화력이 뛰어난 외향적인 성격.
반면 이대진은 과묵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정민철이 스타기질을 타고 났다면 이대진은 내실을 다지는 스타일.
서로가 너무도 달라 서로에게서 배울 것이 많다는 정민철과 이대진.
그래서 이들의 경쟁이 더욱 흥미를 끄는지도 모른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