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시즌앞둔 김성근감독 '여관비 고민'
기사입력 1998년 04월 09일 14시 47분
★…11일 시즌 개막을 앞둔 8개구단 사령탑의 심정은 어떨까?
전쟁터로 나서는 장수처럼 숱한 생각이 교차할게 틀림없다.
`야구 생각에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쌍방울 김성근 감독.
다른 감독들 같으면 비장한 마음으로 새롭게 각오를 다져야 할때, 이상한 버릇 하나가 그를 괴롭힌다.
틈만나면 하늘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알듯 모를듯한 표정을 짓곤 한다.
"비가 올까 걱정이야."
팔다리가 욱신거려서일까, 누가 소금장사라도 하는 건가?
"비오면 하루 여관비만 내고 공치잖아."
모그룹의 부도로 돈 걱정을 하다보니 생긴 고민이다.
"예년 같으면 3연전 속의 `비'는 휴식처럼 느껴지곤 했는데…."
선수들의 연봉이 언제 끊길지도 모르는 판에 하루 수백만원씩의 숙식비를 날려버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허탈한 모양이다.
고민은 꼬리를 문다.
경비 절감을 위해 대전 광주에서의 원정경기를 출퇴근하며 치르자는데 동의하긴 했지만 막상 시즌이 닥치니 여간 부담스럽지 않은 눈치.
게다가 올시즌부터 홈경기의 절반 가량인 30게임을 군산에서 치르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전주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이동하면 되지만 `내 집' 같은 편안함은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지난 2년간 주위의 예상을 뒤엎고 꼴찌 후보 쌍방울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던 김성근 감독.
"야구만 열심히 하면 혹시 하늘이 도와주지 않을까. 비도 안오고 팀의 재정 상태도 좋아지고. 그때가 되면 야구만 생각하며 살 수 있겠지."
[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