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 '인간적 터프가이'의 진면목
기사입력 1998년 04월 09일 13시 50분
`몸 안사리는 연기'란 지금의 최수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손등에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도 모른채 5분여의 격투신을 내리 촬영하는가 하면, 무려 1cm 두께의 유리창을 머리로 뚫었다.
4일부터 방송된 KBS 2TV 새 주말극 `야망의 전설'.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마산 부두깡패 이정태역을 하면서 최수종은 의욕이 백배다.
`몸이 재산인데 대역을 쓰는게 낫지않냐'는 아내 하희라의 만류도 있었지만, 최수종은 `노!'.
주먹을 날리고 팔꿈치로 찍고 전광석화같은 앞차기 옆차기의 돌아가는 몸놀림이 보통이 아니다.
최수종은 이 역을 하기 위해 연초부터 3개월간 서울 대방동 무산합기도체육관에서 살았다. 매일 아침 뛰는 축구로 다져진 날렵한 몸이었지만 `이왕 깡패 할거면' 어설픈 주먹놀림이나, 얼굴도 안보이는 대역 풀샷은 몸서리치도록 싫었기 때문이다.
이정태. 처음 밀수를 하다 동료(조재현)의 밀고로 감방에 들어갔다 1년후 출감한다. 아버지를 죽게한 자유당 세력인 반공청년단 단장 박창식과의 끊임없는 적대적인 관계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다. 온 가족을 몰락시킨 원수(한진희)에 대한 평생의 증오와 복수여정이 최수종이 할 몫.
원수의 딸 재희(염정아)와 자신을 구해준 은혜(배역 미정)의 사랑을 받는 멜로는 그의 인간적인 부분. 또한 모진 고생을 같이 부대껴온 어머니(김영애)와의 속깊은 정도 그의 부릅뜬 눈을 통해 보여준다.
"청계천에서 50만원을 주고 중고 색서폰을 샀어요. 그런데 촬영장에 가니까 트럼펫으로 바뀌었더라구요."
그림(?)이 안 나온다는 이녹영PD의 교체요구로 그는 현장인 울진고등학교 밴드부선생님으로부터 즉석 수업까지 받아야했다.
본의아니게`질투'에서 `그대 나를 부를때'까지 말랑말랑했던 역만 도맡았던 멜로스타. `야망의 전설'을 최수종은 그토록 바랐던 `거친 사나이'로 둔갑할 호기로 삼고 있다.
[이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