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오디션 장면 촬영 '7시간 강행군'
기사입력 1998년 04월 09일 13시 49분
"마음을 뺏기가 이렇게 힘든지 몰랐어요！"
7일 대학로 인켈 아트홀 소극장. 쏟아지는 조명 밑에서 탤런트 김은정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된 SBS TV `내 마음을 뺏어봐'의 촬영. 아침도 거른채 오전 내내 무대 위를 뛰어다닌 김은정은 기진맥진, 말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지쳐있었다.
이날 촬영은 김은정이 뮤지컬 오디션을 보는 7회 방송(15일)분. 한재석(기조 역)에게 사랑을 느낀 김남주(예린 역)가 김은정을 만나는 장면도 같이 촬영중이었다.
김은정은 천재적인 춤 솜씨를 자랑하는 난희역을 소화하기 위해 2개월간 재즈 댄스를 배웠다. 엑스트라로 나온 서울 뮤지컬 아카데미 단원들 사이에 섞여 그럴듯하게 춤을 추고 있었지만 아마추어는 아마추어. 오종록 PD는 조금이라도 어색한 몸짓이 나오면 가차없이 NG를 외쳤다.
시간이 흘러 시계 바늘이 오후 2시를 가리켜서야 촬영이 끝났고 김은정은 시험이 있는 날이라며 숨도 돌리지 못하고 학교(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로 달려갔다.
자칭타칭 완벽주의자인 오종록 PD가 지휘하는 촬영 현장이라 `내 마음을 뺏어봐'엔 에피소드가 속출한다. 극적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들이 동원된 게 그 특징.
2∼3회에 등장한 한재석의 누드화는 서양화가 박근수씨가 직접 그린 것이다. 비록 "원시인을 닮았다"는 평을 듣긴 했지만 그건 계속 덧칠을 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또한 한재석이 누드 모델로 일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미대생들이 엑스트라로 출동했다. 그날 미대생들은 `돈도 벌고 한재석의 반라도 보는' 행운을 누린 것.
오종록 PD는 "인상적인 화면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내 마음을 뺏어봐'를 트렌디 드라마로 보지는 말아달라. SBS TV `째즈'와 영화 `첨밀밀'이 섞인 분위기로 도시의 사랑이야기를 표현해내는 게 목표다."고 밝혔다.
[전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