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눈물의 여왕' 첫 연극 나들이 성공적 데뷔
기사입력 1998년 04월 09일 13시 49분
"남자다운 남자가 없는 세상이라는 말들을 합니다. 그러나 제가 맡은 차일혁은 남성다운 기개를 지닌 인물입니다. 영웅이 없는 시대에 영웅같은 인물이지요."
요즘 화제를 모으며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 중인 대중 가극 `눈물의 여왕'(이윤택 작．연출)에서 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 총경역을 맡은 조민기.
그는 힘있고 자신감 넘치는 연기로 빨치산 토벌대장이라는 강한 성격과 그 이면에 숨어있는 인간으로서의 로맨스를 조화롭게 그려내 박수 갈채를 받고 있다.
"차일혁이 진중에서 쓴 `난중일기'같은 수기를 읽고 감동했죠. 돈키호테같은 인물이기도 하지만, 인생에 대한 뛰어난 뭐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념의 대립속에서 피어나는 한송이 꽃같은 인간애가 그것입니다."
차일혁은 빨치산과 대치한 극한적인 상황속에서도 백조가극단의 악극 `눈 나리는 밤'을 공연케 하고, 빨치산이었던 신정하를 사랑하는 등 통크고 화통한 인물.
특히 빨치산을 잡아 `부모님이 어디 계시냐'는 등 인간적인 면에 호소, 전향을 유도하는 등 이념을 뛰어넘는 인간미를 지닌 실존했던 인물이다.
조민기는 그런 인물을 서구의 오페레타 형식과 신파극이 혼합된 양식속에 독특한 발성과 분위기로 형상화, 극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연기 생활 8년만의 첫 연극 출연은 성공적이다.
청주대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지난 91년 영화 `사의 찬미'로 데뷔한 이래 영화 `첫사랑'을 비롯, 드라마 `TV 시티' `재즈' `연어가 돌아올 때' `도시남녀' 등에서 호연을 펼쳤다.
요즘에는 영화 `남자의 향기', 드라마 `파트너' 촬영에 열중이다.
분장실의 분냄새, 극장의 조명기가 식으면서 나는 소리를 들으면 힘이 솟고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는 그는, 어떤 장르든 책임을 지는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12일까지. 오후 3시, 7시 30분. (02)278－4490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