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오후2시] 불안한 젊음표현 어설픈'사랑충돌'
기사입력 1998년 04월 09일 13시 49분
사내는 옷매무새를 다듬고, 머리카락을 쓸어넘긴다. 반대편 화장실에 들어간 여자는 두툼한 지갑을 이리저리 뒤져본다.
카메라는 두 남녀의 모습을 천장에서 잡는다. 대조적인 두 남녀의 화장실 풍경.
돈많은 여자를 유혹하는 걸 직업으로 갖고 있는 사내(김민종)와 여자 소매치기(이승연)의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는 영화 `토요일 오후 2시'(민병진감독．드림시네마 제작)의 첫장면이다.
이승연을 돈많은 집 `딸'로 여긴 김민종은 `꽃단장'에 여념이 없지만, 정작 이승연은 훔친 지갑에서 돈을 빼내는데 정신이 팔려 있다. 동상이몽.
가슴을 과감하게 드러낸 이승연의 더블 슈트가 김민종의 시선을 붙드는가 싶더니 이내 둘은 서로 칵테일 잔을 부딪친다.
김민종은 이승연을 꾀어 팔자 고쳐보겠다는 야심이고, 이승연은 지갑 대신 사랑을 훔쳐볼까 생각 중이다.
사회 질서에 편입되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불안한 젊음을 표현해 내는 이승연과 김민종의 무르익은 연기가 `토요일 오후 2시'의 버팀목. 민병진 감독은 "이승연 김민종의 연기 하모니가 영화 성공을 보장해 줄 것"이라며 자신하고 있을 정도.
이승연 김민종의 `토요일 오후 2시'는 5월초 관객의 심판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