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 3회 만루위기 강속구로 막아
기사입력 1998년 04월 08일 15시 26분
승부의 갈림길은 3회였다.
2회초 야수들의 실책으로 기분 나쁜 점수를 내준 박찬호는 3회초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애리조나 톱타자 화이트에게 빗맞은 좌전 안타를 내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2번 벨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계약금 1천만달러짜리 신인 3번 트레비스 리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강타자인 4번 매트 윌리엄스에게 볼카운트 2－1에서 바깥쪽 꽉 찬 직구를 던져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또다시 기분 나쁜 상황이 벌어졌다.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성 타구였지만 2루수 에릭 영이 1루에 공을 높게 던지는 바람에 타자 주자는 세이프.
박찬호는 5번 패브리게스와 신중한 승부끝에 4구를 내줘 2사 만루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안타 한방이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이때 다저스의 구스 그렉슨 투수코치가 마운드 위로 올라가 박찬호를 안정시켰다.
한숨을 돌린 박찬호는 6번 브리드에게 초구 강속구로 정면 승부, 결국 중견수 플라이로 고비를 넘겼다.
작년보다 위기 관리 능력이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기분이 좋아진 박찬호는 3회말 공격에서 우중간 2루타를 터뜨린 뒤 첫 득점까지 해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켰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