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허재 5.7초전 역전결승골
기사입력 1998년 04월 08일 03시 26분
역시 `농구천재' 허 재였다.
종료 버저가 울리기 직전까지 한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속 승부'.
게임종료 5.7초전 자유투 라인에서 한마리의 연어처럼 솟아오른 허 재의 왼손 중거리슛이 그대로 림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그리고 종료 휘슬이 울렸다.
86대84.
오른쪽 손등뼈 골절에다 오른쪽 눈위가 찢기는 부상으로 한쪽 눈까지 가리운 허 재는 현대 조니 맥도웰과 제이 웹의 장신숲을 헤치고 일궈낸 역전 결승골이었다.
이 한방으로 40분 동안의 치열한 공방전이 마무리됐고 허 재는 또 다시 기아를 구한 영웅이 됐다.
역전 결승포를 포함해 17득점을 얻은 허 재의 부상투혼에 힘입어 부산 기아는 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FILA배 97∼98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서 정규리그 우승팀 대전 현대에 86대84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기아는 3승2패를 마크,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올리기만 해도 대망의 2연패를 이루게 됐다.
현대의 `컴퓨터 가드' 이상민은 1쿼터 4분 자신의 프로 3호 덩크슛을 터뜨리며 선전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허 재와 이상민의 현란한 묘기가 8천여 관중들을 열광시킨 이날 경기는 8천원의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명승부였다.
현대의 골밑 공세에 밀려 2쿼터 한때 25_40으로 15점차까지 뒤지던 기아는 3쿼터 5분34초 강동희의 3점포로 58_58로 동점을 만들며 대역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김영만과 이상민의 3점포가 교차하는 가운데 81_84로 뒤지던 4쿼터 종료 2분5초전.
경기 흐름이 현대쪽으로 기우는 순간 허 재의 3점슛이 골망을 갈라 84_84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현대_기아의 6차전은 9일 오후 6시15분에 벌어진다.
[잠실＝구동회 박진형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