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공화국] 야망의 계절(4)
기사입력 1998년 04월 07일 16시 03분
수지와 세라는 예전보다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번 `안방 쟁탈전' 이후 발정기가 한번씩 있었지만 모두 `아무일 없이' 지나간 것이다.
수지와 세라 같은 미녀가 발정기 동안 `개점휴업' 상태로 있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녀는 커녕 아주 추하게 생긴 암컷이 아닌 다음에야 발정기 냄새만 풍기면 동네의 온갖 수컷들이 몰려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수지와 세라는 공쳤다.
바우와 킹, 블랙 등 각파 보스들의 신경전 때문이었다.
`내가 먹지 못하면 남도 먹지 못한다.'
사파리 3대 패밀리가 휴전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언제 다시 숨겨진 발톱을 꺼내들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사파리의 수컷 모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전쟁의 속성상 아무리 승리자라도 어느 정도 상처를 입게 마련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승리의 확신도 없었다.
이런 상황인 만큼 누구도 수지나 세라 곁에 얼씬도 할 수 없었다.
다른 암컷도 마찬가지였다.
발정기를 `무사히' 보내는 암컷도 괴로웠지만 힘들기는 수컷도 마찬가지였다.
절정에 오른 봄과 함께 꽃내음과 뒤엉킨 살냄새를 맡으면서도 참아야 한다는 것은 고문과 다를 게 없었다.
그러나 본능대로 움직이다가는 어느 매를 맞을 지 모른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기에 그저 참아야만 했다.
사파리에서 가장 `플레이보이'로 꼽히는 바우파의 시저마저도 눈치만 살필 뿐 끙끙 앓았다.
수컷들이 이처럼 꼼짝하지 못하고 있으니 성관계에 있어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암컷들은 `영웅'이 탄생하지 못하는 수컷들에 불만을 품을 뿐 어쩔 수 없이 허송세월을 하고 있었다.
본능이 해결되지 못하자 히스테리만 늘어갔다.
수지와 세라의 신경질은 극에 올랐다.
`내가 먼저 일을 저질러야겠다.'
수지와 세라는 똑같은 생각을 했다.
수컷들이 팽팽한 신경전만 펼치고 있는 가운데 수지와 세라는 사파리 메인스트리트에서 마주쳤다.X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