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월드컵메시지] 리듬 실린 '미드필드 플레이' 필요
기사입력 1998년 04월 06일 14시 57분
`월드컵 1승'의 관건이 되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위해선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수비가 전제돼야 한다.
수비에 너무 체력을 소모하다보면 공격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월드컵축구팀이 채택하고 있는 대인마크 위주의 수비방법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맨투맨을 위해 자기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역까지 따라가는 전술은 86년과 90년, 94년 월드컵에서 모두 실패한 수비 방법이다.
또 상대팀의 특정 선수에게 1∼2명을 전담마크시키는 것도 전체적인 수비조직력을 깨뜨리는 원인이 됐다.
공격전환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선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와의 폭을 25@ 이내로 줄이면서 3선을 유지하는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미드필드 지역에 수비수들을 좀 더 많이 배치해야 한다.
결국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자리를 지키는 `포지션 디펜스'와 순간적으로 수비의 밀도를 높이는 `콤팩트 디펜스'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1승'을 위해 또하나 반드시 보완해야 할 것은 미드필드 플레이다.
브라질 페레이라 감독은 "공격시 자기진영 미드필드에서 공격 템포를 너무 급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충고한 바 있다.
플레이의 완급을 조절하면서 리듬을 실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축구와 브라질 등 선진축구의 차이점은 결국 미드필드 플레이가 경직됐느냐, 부드럽느냐로 구분할 수 있다.
그것은 단시일내에 되는 것도 아니고 감독의 스타일과 축구에 대한 개념차이에서 비롯되는 게 통례다.
따라서 우리 지도자들도 먼 장래를 생각해 지금과는 다른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축구경기는 감독이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에 의해 창의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가를 선수들이 스스로 판단해 `즐겁게' 플레이를 해야 유연하고 리듬있는 축구가 가능하다.
이 단계에 이른다면 월드컵 16강과 8강도 우리와 먼 얘기는 아니다. 지금 월드컵대표 후배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동료애'라고 생각한다. 동료의 도움이 없으면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없다는 겸손한 마음가짐이 있어야 우리보다 강한 팀들과 맞서볼 수 있다.
스타의식은 우리에게 1승과 16강의 최대의 적이다. [런던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