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세돌 초단●최명훈 6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06일 14시 57분
제6보(71∼86)＝현대는 `정보화' 시대다. 그런데 바둑도 예외가 아닌 듯. 앞서 언급했듯이 그동안 `충암연구회'에선 수많은 신수와 신형들을 지면상에 발표해왔다.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월간바둑' 지에서는 `충암연구보고서'라는 강의물을 연재해 고급 바둑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바 있다. 또한 그것을 집대성해 단행본으로도 출간, 놀라운 판매부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정보유출'이 아니냐는 우려가 한편에서는 제기되었다. 우리가 머리 싸매고 연구한 수들을 친절하게 노출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정보와 기술은 가진 자의 노하우이며 그것을 제공할 때 로열티를 받 것이 국제적 상례임을 상기할 필요도 없이, 오늘날 여러 국제기전에서 보다 더 성적을 내고 귀중한 달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것은 타당한 생각이며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리있는 말이다.
흑 71로 지키게 되어서는 국면은 소강상태. 당초 상당한 시달림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하변 흑 말이 이렇듯 10집 가까운 집을 마련해 안정해서는 백의 우세는 간 곳없이 지금부터의 바둑. 백 72로 싸움은 중앙으로 옮겨진다.
그런데 흑 73이 중대한 방향착오. 일견 하자없이 보이는 이 수가 흐름을 다시 백 쪽으로 가져다준 실착이었다. [참고도 1] 흑 1 마늘모가 이 경우 적절한 행마였다는 것.
3까지 흑은 우상귀 굳힘과 연결고리를 형성하면서 상변에 자연스레 집을 장만해 호조.
백 78, 80 차단공격이 돋보이는데 검토실 한 중견기사가 [참고도 2] 백 1로 끼우는 기발한 수를 발견, 호평을 받았다. 흑이 A나 B로 단수친 다음 ▲를 살리면 백은 어느 쪽이든 늘어▲ 를 끊어간다는 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