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바꿀게 따로 있지!
기사입력 1998년 04월 06일 14시 57분
말을 옮기기도 흉한 일이라 참으로 찜찜한 기분이다. 그러나 또 이런 걸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도덕적으로 몹시 안된 일이라고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도 여러날 불면의 고심끝에 드디어 말 하겠노라！
지금 우리는 긴축 재정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어떤 특별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름도 섹시해 마음에 드는 `다아나바 운동'이 그것.
모두를 안아보자는 것이 아니고 `다시 쓰고,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의 머릿글만 딴 것이다.
그 중에서 맨 마지막 `바꿔 쓰고'가 가장 중요한데 이걸 사정없이 오해한 사람이 있었다.
우리 집의 싫증 난 물건을 버리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그 사람은 소용 없게 된 다른 것을 주면 이것이 서로 돕는 상부상조이다.
그런데 바꿀 것이 따로 있지 아무 거나 마구 바꾸면 안된다.
더 이상 보석류를 지니지 않겠다는 일념도 좋지만 나의 100캐럿짜리 `다이아몬드'와 상대의 `개똥'을 맞바꿔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실수로 겪는 일이지만 신생아를 바꿔 기른 사람들이 나중에 겪는 눈물바람은 또 무엇인가.
그런데 양반 고을 충청도 C시에선 마누라를 바꿔 이상한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 있었으니 어처구니가 없어도 한참이나 없다.
마누라 바꾸기 or 남편 바꾸기. 이미 신문들이 경쟁적으로 보도했기에 자세한 내용은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전모인즉, 농담 제의에 한 팀은 실천에 옮겼고 다른 팀은 그 장면을 보고 아연실색했다지.
안한(뭘?) 다른 남자와 여자는 힘을 합쳐 각자 자기 아내와 남편에게 주먹 다짐을 했지만 분이 안풀려 정식으로 아내와 남편을 벌 주기로 하고 간통죄인가로 고소를 했다지. 그런데 이게 또 문제 인거라.
형법에 `배우자가 어떤 일을 사전 승낙했을 경우 간… 무슨 통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있기에 아예 죄가 성립되지도 않았다나.
피해자(?)들은 기분이 참으로 개떡X개떡처럼 나빴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밤 늦게, 그러니까 12시가 넘은 시각에 집에 가서 벨을 눌렀을 때 안에서 아내가 "누구세요?"하는 말만 들어도 `내가 혹시 바꿔지길 바라나…'하는 생각에 머리끝 뚜껑이 열리는 법인데 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