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빅토르] 배탈 참으며 삼성전 골든골 수훈
기사입력 1998년 04월 05일 15시 19분
프로축구 안양 LG의 소금과 같은 존재.
LG의 나이지리아 출신 용병 빅토르（23．FW）가 그런 선수다.
지난달 25일 대우전에서 전반 34분 올레그（러시아）의 선취골을 어시스트해 2대0 승리의 물꼬를 텄던 빅토르가 4일 삼성전에서 또한번 `큰 일'을 해냈다.
연장전 휘슬이 울리기 무섭게 미드필드 오른쪽을 파고들던 빅토르는 김대성의 스루패스를 받아 10여@를 치고들어가다 삼성 GK 이운재가 손 쓸 겨를도 없이 골문 오른쪽으로 통렬한 오른발슛을 날려 그물을 가른 것. 연장 1분만에 터진 골든골이었다.
이날 전－후반을 0대0으로 마친 LG 박병주 감독은 연장전을 앞두고 김종연 대신 빅토르를 투입했는데 그 카드가 적중한 셈.
사실 빅토르는 이날 경기에 나설 입장이 못되었다. 전날밤 배탈이 나 경기당일 오전 내내 설사를 했던 것.
그러나 투톱으로 나섰던 김종연과 제용삼이 몇차례의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부진을 거듭하자 박감독은 최후의 승부수로 빅토르를 긴급 투입했다.
위협적인 개인돌파를 바탕으로 어느 각도에서든지 슈팅을 쏘아댈 수 있는 특급 골잡이인 빅토르는 하마터면 올시즌 한국 프로무대를 떠날 뻔했었다.
지난해말 LG의 구조조정 대상자로 낙인찍혔던 것.
빅토르는 지난시즌 19경기에 출전해 5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에 상당한 공헌을 했지만, 시즌막판에 부상이 잦아지면서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들자 IMF `감원리스트'에 올랐다.
LG는 그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고국으로 돌려보냈으나 그가 고국에서 마땅히 이적할 팀을 찾지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와 LG에서 더 뛰게 해달라고 간청, 다시 LG의 유니폼을 입게됐다.
빅토르는 "나를 다시 받아준 LG에 올시즌 뭔가 확실한 보답을 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보이고 있다.
[송진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