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조성원 '한방으로 스타탄생'
기사입력 1998년 04월 05일 15시 19분
난세가 또하나의 영웅을 탄생시켰다.
프로농구 대전 현대의 `날쌘돌이 슈터' 조성원（趙成遠．27）.
조성원은 4일 기아와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서 경기 종료 7.6초를 남기고 역전 3점포를 터뜨려 벼랑에 몰린 팀을 구출했다.
이 3점슛은 조성원이 이날 기록한 유일한 득점.
그러나 조성원은 이 한방으로 2연패의 수렁에 빠진 팀을 구해내며 챔피언 결정전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정규 리그까지만 해도 조성원은 호화군단 현대 다이냇의 주전 슈팅 가드로서 부동의 베스트5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선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늘면서 졸지에 `식스맨'으로 전락한 것.
슛 감각만큼은 팀내 최고를 자랑했지만 기아 `농구 천재' 허 재의 투혼으로 팀 전술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성원은 슈팅은 뛰어나지만 수비가 약한 게 흠.
따라서 허 재의 발목을 잡기 위해 `전문수비수' 박재현 이지승 등과 자주 교체될 수밖에 없었다.
또 팀의 주포로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한 것도 그의 벤치워머 신세를 부채질했다.
지난달 31일 1차전서는 10득점（3점슛 2개）, 지난 2일 2차전서는 9득점（3점슛 3개）으로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신선우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한 조성원은 점점 출전 시간이 줄더니 3차전에서는 아예 한쿼터 시간인 10분도 못채우는 8분 3초에 그쳤다.
1, 2쿼터에 잠시 얼굴을 보이고 곧바로 교체된 그는 막판에 투입돼 29.9초를 남기고 승부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자유투 투샷을 얻었지만 모두 불발시켜 팀 동료들을 더욱 실망시켰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22초 뒤 1점차로 뒤지던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3점포로 바스켓을 출렁이게 했다.
"팀이 역전당하고 있는 걸 구경하고 있자니 마음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저를 믿어준 감독께 고마움을 느껴요."
짜릿한 손맛을 느끼며 3차전서 `대어' 기아를 낚은 조성원은 7일부터 열릴 잠실 3연전서 또다시 `월척 낚기'에 나설 참이다.
[구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