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세돌 초단●최명훈 6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05일 15시 19분
제5보(52∼71)＝전보에서 흑이 약간의 실리를 탐하는 바람에 중앙싸움에서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금의 흐름은 단연 백쪽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모습. 그런데 기분이 좋아지면 손바람 또한 지나치는 법인가. 백 52가 그런 수다.
물론 감각적으로는 두고 싶은 곳이다. 하변 흑 두점▲에 보다 압박을 가하기 위해선 더욱 그렇다. 이 한수로 흑▲는 백의 포위망에 갇힌 꼴이 됐다. 문제는 백의 포위망이다. 보기보다 엷다는 것. 엷음은 상대의 반격을 유발하게 마련.
흑 53이 일단 침착한 요소. 흑 ▲의 안정을 취하면서 59의 끊음 등 백의 엷음을 추궁하고 있다. 백이 59의 약점을 보강한다면 흑은 `가'로 붙여가 백을 양분한다. 그래서 백은 54로 바깥 포위망을 보강했지만 흑 55에 이어 61까지 끊어오니 오히려 백의 수습이 만만치 않게된 형국이다.
본론으로 들어가 백 52는 [참고도 1] 백 1 날일자 행마가 적절했던 것. 이에 흑 2, 4의 반격은 7 다음 백 A와 B가 맞보기로 흑 무리. 그렇다고 [참고도 2] 흑 1, 3으로 기는 것도 4까지 우하귀가 다쳐 흑의 별무신통. 어쨌든 이랬으면 분규도 없었고 백이 편했다.
백 62는 임기응변의 타개책이지만 흑 63이 통렬한 맥점. 71까지 하변 흑이 보기좋게 안정되어서는 백으로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만 것. 수순가운데 흑 65로 [참고도 3] 흑 1, 3으로 백을 몽땅 잡으려는 것은 6다음 백 A, B가 맞보기.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