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후지쓰배'] '예선탈락 수모 씻겠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05일 15시 19분
"작년 전원 예선탈락의 수모를 씻겠다."
한국의 프로기사들이 현해탄 건너 일본 원정에 나선다.
윤기현 9단을 단장으로 이창호, 유창혁, 조훈현, 서봉수, 최명훈 등 5명의 한국 프로기사들이 오는 9일 일본 동경에서 열리는 제11회 후지쓰배(10일∼8월 1일)에 출전하기 위해 장도에 오르는 것.
2천만엔(약 2억2천만원)의 우승상금이 걸린 이번 대회는 한국대표로서는 작년의 치욕을 씻기 위한 `명예회복'의 장이 되는 셈.
양재호 9단을 포함해 모두 6명이 출전한 작년대회에서 한국은 한명도 3회전에 오르지 못하는 국제기전 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둬, 바둑 세계최강국으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번 대회 출전기사는 7개국에서 모두 24명.
일본이 지난해 우승자인 고바야시 고이치 9단등 시드배정을 받은 5명의 프로기사를 포함해 모두 9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이 시드배정 3명 포함, 6명으로 두번째다.
한명도 시드배정을 받지 못한 한국은 97년도 상금랭킹으로 선발한 5명의 프로기사가 모두 1회전부터 싸워서 올라가야 한다.
이밖에 대만이 1명, 유럽이 1명, 북미 1명, 남미 1명 등이다.
일본 대표에는 `대삼관 2연패'의 조치훈 9단과 지난해 이대회 준우승자이자 LG배세계기왕전 우승자인 왕리청 9단, `면도날' 이시다 9단등 막강 화력이 포진하고 있다.
특히 1회전에 출전하는 일본의 기요나리 9단은 예선에서 고바야시 사토루 9단과 다케미야 9단을 잇달아 연파하고 본선에 올라, 일본 바둑계를 술렁이게 했다.
중국에는 마효춘 9단과 `6소룡'중 주학양 7단과 정위 5단이 시드배정을 받았고, 현재 중국 3관왕으로 서열 1위인 상호 8단이 1회전부터 출전한다.
역대 후지쓰배 전적에서 일본은 모두 6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은 유창혁 9단(6회)과 조훈현 9단(7회), 이창호 9단(9회)이 3차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중국은 마효춘 9단이 8회에 유일하게 우승했다.
이번 대회 일정은 오는 10일 환영회겸 대진추첨, 11일과 13일 1회전, 6월 5일 한국의 제주도 하얏트호텔에서의 8강전, 7월 4일 준결승전, 8월 1일 결승전이다.
[나성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