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 건설 백지화
기사입력 1998년 04월 03일 14시 12분
2002년 월드컵 주경기장의 신축계획이 전면 백지화된 가운데 정부가 LG 돔구장을 대안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김종필 국무총리서리는 지난 2일 취임 1개월을 맞이해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서 "（월드컵은）어차피 일과성 행사인데 과욕을 부리면 나중에 큰 부담을 안게 된다"고 말해 서울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의 백지화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와 관련, 월드컵 준비업무를 맡고 있는 정부 관계자는 "주경기장 신축 대안으로 잠실주경기장 개축도 검토됐으나 개보수에 1천억원을 쏟아붓는 것도 낭비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LG 돔구장 활용방침을 확인했다.
이로써 1년 이상 끌어온 월드컵 주경기장 신축 논쟁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종지부를 찍게 됐다.
특히 정부가 마련한 대안이 축구계의 반대와 서울시의 특혜시비로 주경기장은 물론, 월드컵 보조경기장 후보지에서도 밀려났던 뚝섬 LG 돔구장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LG 돔구장은 LG그룹이 월드컵 경기장 활용을 명분으로 지난 94년 서울시로부터 뚝섬 일대 35만평을 시세의 3분의 1인 995억원에 사들여 6만5천여석 규모로 건립을 추진해온 밀폐식 야구장으로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오다 최근 월드컵경기장 후보지에서 제외됐었다.
정부가 LG 돔구장을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신정부는 특혜시비와 무관하며 야구장인 LG 돔구장을 일시 축구전용구장으로 변경하는데 최대 걸림돌이었던 잔디문제가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94미국월드컵의 일부 경기장이 미식축구 그라운드 위에 천연잔디를 심은 육각형의 콘크리트 블록 수백장을 깔아 축구경기를 무리없이 소화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결국 정부는 월드컵대회가 `일과성'이라는 인식아래, LG 돔구장을 개장과 동시에 월드컵이 열리는 한달간만 축구장으로 사용하고 그후 야구장으로 바꾸면 사후활용 문제도 원만히 해결된다는 판단을 한 듯하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LG 돔구장을 둘러싼 특혜시비와 조직위가 상암동 주경기장의 대안으로 거론해온 수원 인천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