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땅끝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 희망의 노래
기사입력 1998년 04월 02일 15시 10분
최근 들어 서민 연극을 잇따라 공연해 온 극단 신화(대표 김영수)가 또 한편의 사람사는 냄새가 풀풀 풍겨나는 소박한 작품을 내놓는다.
4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인간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땅끝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김태수 작．김영수 연출)가 그것.
뚝섬의 한 목욕탕을 배경으로 소외된 서민들의 치열한 삶을 통해 어떤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은 끈질긴 도전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해 서민들의 애환과 따뜻한 포옹을 맛깔스럽게 형상화, 화제를 모았던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의 후속편으로 서민들의 재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옥수동에…'가 관찰자 입장에서 바라본 서민들의 삶에 대한 풍경화였다면, 이번 작품은 서민들의 삶속을 깊이 파고 들어가 적극적으로 이들의 인생 이야기를 파헤친 게 특징.
즉 구질구질한 애환의 묘사 차원이 아니라, 고단하고 고통스런 현실속에서도 삶의 희망을 잃지 않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현실에 도전, 삶의 가치를 일궈내는 이야기가 중심축.
연출가 김영수는 "모든 것이 어려운 IMF 시대를 맞아 고개 숙인 한국 서민들의 삶을 그려보고 싶었다"면서 "용기와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꿈을 되살려주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희망과 인간애를 통해 시련의 극복을 제시할 이 무대는, 시인의 감수성을 무대 언어로 표현하는 작가 김태수의 현실감 넘치는 대사와 빠른 템포, 유머와 페이소스 등이 주목거리.
여기에 연습 기간 중 다리수술까지 받으면서도 열정적으로 작품을 다듬은 김영수의 안정감 넘치는 연출력도 관심을 가질만하다.
97희서연극상, 98백상예술대상에서 연기상을 받은 서희승이 이발사 만배, 연극과 텔리비전에서 폭넓은 연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상중이 3년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 구두닦이 준호역을 맡아 열연한다.
여기에 중견배우 전무송의 딸로 주목 받는 연기를 펼치고 있는 전현아가 식당주인 진숙, 그리고 개성 넘치는 연기를 펼치는 최준용을 비롯, 김민만 양창완 전근배 김기선 박장오 등이 출연한다.
화∼목 오후 7시 30분, 금 ∼일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02)923－2131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