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배씨] 57점 연작 통해 비극의 역사 조명
기사입력 1998년 04월 02일 15시 10분
제주 출신 화가 강요배씨(46)가 4．3항쟁 50주년을 맞아 `동백꽃 지다－강요배의 4．3역사화전'을 연다. 학고재에서 3일부터 12일까지.
`4．3사건'이란 48년 미군정과 극우단체의 탄압에 저항한 일부 제주도민들이 무장 봉기하고, 정부가 이의 진압 과정에서 수만명의 무고한 양민들을 희생시킨 민중 항쟁.
이 항쟁을 오랫동안 작업 화두로 삼아온 강씨는 자료수집, 유적지 답사, 증언록 작성 등 구체적인 사료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4．3제주민중항쟁의 전개 과정을 파노라마식으로 재구성한 `제주민중항쟁사 연작'을 제작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제주민중항쟁사 연작'을 토대로 한 1992년의 `동백꽃 지다'(학고재)의 확장전. 총 57점의 이 연작은 흑백의 작은 화면과 원색의 대형 화면 사이의 강렬한 콘트라스트, 펜화의 날카로운 세부, 목탄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묘사, 유채의 거칠고 두터운 터치의 대비를 통해 4．3항쟁의 비극적이고도 유장한 구조를 압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북한의 식량난이나 광주민중항쟁 등으로 이미지를 확대시킨 신작 `빈젖' `북48' `흙노래' `살노래' `뼈노래' 등이 `제주민중항쟁사 연작'과 함께 소개된다.
강요배씨는 "4．3은 제주 사람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역사인만큼, 중년의 나이에 나름대로 해본 하나의 탐구를 마무리짓는 것이 이번 전시"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이 전시는 `제주 4．3 제50주년 기념사업추진 범국민위원회'가 `4．3 명예회복'을 위해 서울과 제주에서 열고 있는 다양한 기념 행사와 맥을 같이 한다. (02)739－4937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