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커티] '남성우월' 사회에 반기
기사입력 1998년 04월 02일 15시 10분
우피 골드버그의 남장 변신으로 화제를 낳았던 영화 `미스터 커티'(원제 `The Associate')가 국내에서 개봉된다.(4일 서울 명보극장)
우피 골드버그의 활약 무대는 뉴욕의 심장부인 월 스트리트. 야망을 가진 최고의 엘리트들과 함께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도록 뛰어다니는 맹렬 여성이 우피의 캐릭터다.
이름하여 투자분석가.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입수해서 투자자들에게 돈을 벌어주는 게 그녀의 일이다.
그러나 월 스트리트는 여성을 차별한다. `미스터 커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죽어라고 일했지만 엉뚱하게 남자 부하 직원이 부사장으로 승진하자 우피는 과감하게 사표를 집어던진다. 그리고 정열과 용기, 야망을 자산으로 내세운 투자자문회사를 차린다.
그러나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선뜻 나서는 투자자가 없자 우피는 월 스트리트의 벽을 `남장'으로 허물기로 한다. 가상의 인물 `미스터 커티'를 만들어서.
커티샥이라는 위스키에서 따온 이름 `미스터 커티'는 중년의 백인남성.
우피는 `미스터 커티'를 이용해 월 스트리트를 휘어잡는다. 투자자들이 줄을 서서 `미스터 커티'를 만나려고 아우성이다.
시종 가벼운 웃음으로 일관하는 코미디 영화지만 도널드 페트리 감독은 여성 차별 사회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도 놓치지 않는다. 특히 `미스터 커티'로 행세하던 우피가 남성들만이 출입하는 사교클럽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마지막 장면은 감동을 안겨주기까지 한다.
`미세스 다웃 파이어'에서 로빈 윌리엄스를 `여장'시켰던 특수분장사 그레그 케놈은 흑인인 우피 골드버그를 백인 중년남성 미스터 커티로 완벽하게 만들어냈다.
[이창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