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외국용병들 '타격폼 이상적' 극찬
기사입력 1998년 04월 02일 14시 47분
국적이 달라도 `보는 눈'은 똑같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시범경기를 거친 국내 선수 가운데 누가 가장 인상적이냐고 물으면 대뜸 작년 페넌트레이스 MVP인 삼성 이승엽（22）을 첫 손가락으로 꼽는다.
지난 1일 합동 기자회견에서 현대의 스코트 쿨바는 "삼성 1루수（이승엽）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쿨바와 함께 또 한명의 거포인 한화의 마이크 부시는 지난달 25일 대구 삼성과의 경기를 마친뒤 "타격자세가 안정돼 있다. 스윙 동작에 군더더기가 없고 힘이 있어 보인다"고 칭찬했다.
외국인 타자들이 이처럼 이승엽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교과서적인 타격폼 때문이다.
왼손 타자 이승엽은 전문가들로 부터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이상적인 타격폼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심은 뒷다리에 모아놓고 임팩트순간에서 공을 맞힌뒤의 팔로 스윙까지 물흐르듯 스윙이 이루어 진다.
직구나 변화구를 공략할때도, 안쪽이나 바깥쪽을 쳐낼 때도 이런 타격자세는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다.
투수들이 이승엽을 상대할 때 "던질 공이 없다"고 털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작년을 최고의 해로 만들었던 이승엽의 올시즌이 `장밋빛'으로만 그려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온 몸에 성한 곳이 없다"는 그의 하소연처럼 시즌이 끝난뒤 어깨, 발등 등 잔부상에 계속 시달려 정상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
부상 탓인지 시범경기에선 21타수 5안타（0.238）로 부진했고 타격자세도 조금씩 밸런스가 안 맞았다.
타격할때 양팔과 어깨가 앞으로 쏠리는 것은 이승엽의 몸 상태가 안 좋을 때 나오는 버릇이다.
하지만 최악의 컨디션 속에서도 이승엽은 "올시즌은 내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어른스럽게 얘기한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