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응용감독의 줄다리기 용병술
기사입력 1998년 04월 02일 14시 47분
★…`코끼리' 김응용감독은 줄다리기의 명수.
너무 팽팽하면 뚝 끊어지고, 너무 느슨하면 푹 주저 앉는다는 것을 잘 알고 게임을 즐긴다.
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둔 해태는 기우뚱거리고 있다.
팀의 주축선수인 김정수 이호성 홍현우는 종아리 근육통으로 나란히 1군에서 제외됐고, 주전 유격수 김종국은 `실력 부족'을 이유로 경기 출전조차 오락가락이다.
`고참 3총사'는 우승 상금 3천만원을 걸고 2일 시작된 슈퍼 토너먼트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래도 김응용감독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지금은 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있을 시기라는 판단 때문.
"베테랑 선수들이 자기 관리가 형편없다"며 계속 강하게 꾸짖고 있다.
김종국의 경우에는 무명의 고졸 2년생 김형성을 내세워 `대리전'으로 몰고간다.
수비력이 탁월한 김종국은 시범경기와 연습경기를 포함한 7게임에서 21타수 3안타로 타율 1할4푼3리.
그러나 김형성은 5게임에서 홈런 1개와 2루타 1개까지 터뜨리며 10타수 3안타.
실력이 떨어지면 벤치를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로 김종국을 자극하고 있다.
해태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고참 3총사'는 시즌을 앞두고 `연례 행사'를 치르고 있고, 잠시 허리 통증을 호소했던 김종국은 김감독의 줄다리기에 끌려 들어가는 형국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응용감독도 모든 것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긴 마찬가지.
김감독의 독특한 리더십은 바로 `밀고 당기기'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이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