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이상헌 인상 쓸때마다 日공격수 움찔
기사입력 1998년 04월 02일 14시 47분
@…"인상한번 팍 쓰면 오금이 저려서."
한－일친선 축구경기가 벌어진 1일 잠실주경기장.
이날의 장외 인기상은 단연 `노지심' 이상헌（李相憲．25）의 차지였다.
우락부락한 얼굴의 이상헌이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골대앞에 우뚝 서자 일본 공격수들은 기가 질렸다는 표정.
오죽하면 일본 NHK@TV 해설자로 나선 가모 전 일본대표팀감독이 "저 선수 얼굴 좀 보세요. 얼마나 기합이 들어갔는지 알수 있겠네요"라고 했을까.
가뜩이나 `험한' 인상에 머리까지 바짝 깎아 마치 특수부대요원을 연상시킨 이상헌은 경기에 들어서자 몸을 아끼지 않는 육탄수비로 `기싸움'과 `몸싸움'에서 일본공격진을 압도했다는 평가다.
너무 저돌적이어서 한번은 옷이 땅에 끌려 엉덩이가 보일뻔한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기까지 했지만 관중들은 열심히 뛰는 그의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직 승리만을 위해 온몸을 던져 일본 스트라이커들을 마크하다 후반 11분 부상으로 `장렬하게' 교체되자 팬들의 찬사가 더욱 더 쏟아졌다.
"한국의 데니스 로드먼 같다"는 애교있는 멘트부터 "너무 인상을 써서 장가 못가면 어떡하나"하는 걱정어린 충고까지 그를 아끼는 팬들의 한마디가 PC통신을 수놓았다.
심지어 "처음에는 혐오스러웠으나 묘한 매력을 느꼈다"는 통신인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이상헌은 "나도 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라고 강변한다.
특히 대표팀 동료들에게 "`앙증'이라 불러주세요"라며 말그대로 `앙증'맞은 요구를 한다나.
오는 6월 98프랑스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날고 긴다'는 파란눈의 선수들이 이상헌의 기세에 눌려 기를 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백문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