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히로시마와 개막3연전 'V 선봉장'
기사입력 1998년 04월 02일 14시 47분
"개막 연승을 내가 이끈다."
주니치 `폭풍' 이종범（28）이 3일부터 시작되는 히로시마와의 개막 3연전에서 승리를 선물할 `보증수표'로 떠올랐다.
단순히 결의만 그런 것이 아니라 호시노감독이 엄밀한 전력분석을 통해 이종범에게 최소 2승1패를 위한 중대한 사명을 맡긴 것.
히로시마의 개막 3연전 선발투수는 작년 리그 방어율왕인 최고령 투수 오노→외국인 민치→기토 또는 사와자키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감, 발군의 왼손투수와 구질이 베일에 싸여있는 비밀무기가 차례로 나서는데 호시노감독은 이종범에게 이들을 공략할 `선봉장'을 맡겼다.
지난 1일 나고야돔 훈련과 2일 히로시마 숙소에서의 미팅에서 이종범은 이들에 관한 공략방법을 집중 연구했다.
이종범은 한국시절 좋았을 때의 비디오를 본 뒤 강도 높은 타격훈련으로 무너진 타격폼을 되찾았다.
때리겠다는 의욕만 앞서 상체가 투수쪽으로 쏠리던 것을 중심을 뒤에 두고 받아치던 한국시절의 타격폼으로 돌아간 것.
한국에서부터 왼손투수에게 강했던 것도 자신감을 주는 요인이다.
2차전 상대가 될 것이 확실시되는 히로시마의 `비밀병기' 민치 공략에도 이종범이 선봉에 선다.
2@3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묵직한 구질이 강점인 민치는 체중이 118㎏이나 나가 세트포지션에서 투구폼이 크다.
스코어러들의 분석은 `족공（足攻）'.
이종범이 진루한 뒤 깊은 리드나 도루로 흔들어놓으면 공략하기 쉽다는 것.
주니치는 이종범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하면 `수호신' 선동열이 버티고 있는 이상 개막 3연승도 바라볼 수 있다.
도루 1개마다 헬멧에 붙이는 `천사' 스티커와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빨간색 장갑으로 무장한 이종범의 멋진 공식전 데뷔가 기다려진다.
[히로시마=이준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