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엑스트라 설땅 잃어간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02일 14시 47분
`설 땅을 돌려주세요!"
`IMF 한파' 탓에 엑스트라마저 일자리를 잃고 있다.
최근 각 방송국은 경비절감을 위해 3만2천원(제반 비용제외)이던 엑스트라의 일당을 2천원 깎은데다 인원까지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트라가 가장 많이 필요한 곳은 KBS TV `용의 눈물' MBC TV `대왕의 길' 등 사극으로 종전엔 편당 100여명이 투입됐으나 최근엔 기껏해야 50여명 밖에 채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지원문의는 실업자 속출과 함께 급증 추세. 방송국과 영화사에 대한 엑스트라 주 공급업체는 한국예술, 서울예술, 대준엔터프라이즈 등.
한국예술만 하더라도 작년엔 문의전화가 하루 30통을 밑돌았으나 이번달 들어서는 100여통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들어 실업자수가 하루 평균 1만여명에 총 150만명에 육박하면서 이력서도 필요없을 정도로 채용과정이 간단한 엑스트라가 실업자들에겐 적잖은 매력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엑스트라의 주요 자격조건은 ▲시간약속을 철저히 지키고 ▲언제든지 연락과 출연이 가능할 것.
그러나 최근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탤런트 뺨치는 외모에 대사 소화능력까지 탁월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MBC TV의 `경찰청 사람들'은 엑스트라들이 꾸려가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
2천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예술의 박복만 진행부반장(46)은 "엑스트라 되기도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엑스트라는 일용직이지만 지원자중 실업자가 대다수기 때문에 최소한의 생계라도 보장하려는 뜻에서 월급형태로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