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발비 아끼고 터프함까지 '장발족이 돌아온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01일 15시 16분
장발족이 늘고 있다.
청바지, 통기타와 함께 70∼80년대 젊은이들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장발이 IMF 한파로 젊은이들 사이에 다시 유행하고 있다.
8천∼1만원씩 하는 이발비가 부담스러워진 젊은이들이 머리를 목까지 치렁치렁 늘어질 정도로 기르거나 아예 질끈 묶고 다니는 것이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옆에서 노점상을 하는 김모씨（33）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짧은 상고머리를 무스와 스프레이로 꼿꼿하게 세운 젊은이들이 많았는데 최근들어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거나 묶은 젊은이들이 많이 눈에 띈다"며
"청바지에 통기타까지 들고 있는 이들 젊은이를 보면 세월을 거꾸로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발은 어느 정도 외모가 받쳐줄 경우 섹시하고 터프한 분위기도 낼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것이 장발족들의 주장.
대학생 김면중군（22．서강대 신문방송학과 3년）은 "머리감는 일이 좀 성가시기는 하지만 남성미가 돋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해 계속 길러볼 참"이라고 말했다.
신세대 직장인들은 대학생들처럼 대놓고 머리를 기르지 못하는 대신 머리 자르는 횟수를 줄이고자 애쓰고 있다.
회사원 박남준씨（32．서울 성북구 상월곡동）는 "과거에는 매달 한번씩 이발을 했으나 요즘에는 두달에 한번씩 깎는 동료들이 많아졌다"며 "최근 한달간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동료 10여명 가운데 단 한명만이 이발소를 다녀왔다"고 털어놨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