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日만나면 힘이 솟는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01일 14시 35분
`일본 킬러.' 황선홍（黃善洪．30．포항）은 일본축구만 만나면 신이 난다.
유난히 일본축구에 강하기 때문이다.
황선홍이 일본축구와 처음 만난건 10년전인 88년 카타르에서 벌어진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였다.
이 경기서 황선홍은 혼자서 2골을 몰아치며 한국의 2대0 낙승에 원맨쇼를 했다.
지난 90년 제1회 다이너스티컵 국제축구대회 한－일전서도 황선홍은 1득점을 올려 한국의 2대0 승리를 견인했다.
이때부터 황선홍은 `일본 킬러'란 별명을 얻었고 일본축구는 황선홍을 만나면 오금을 제대로 펴지 못했다.
일본축구가 황선홍에게 치명타를 당한건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때였다.
8강에서 한국을 만난 일본은 전광판의 시계가 멈출 때까지 2_2의 팽팽한 접전을 벌이며 한국을 꺾고 4강에 오를 우승꿈까지 부풀리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로스타임때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황선홍이 침착하게 성공시켜 개최국으로서 폐막식 직전 메인스타디움에서 우승축배를 들겠다던 일본에 엄청난 실망을 안겼다.
그러나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만 만나면 죽을 쑤던 일본축구가 야금야금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최근엔 한국이 일본에 2연패를 당해 벼랑에 몰렸다.
월드컵대표팀의 차범근 감독이 황급히 황선홍을 불러들인 이유도 그가 유난히 일본에 강하기 때문이다.
작년 1월 부상으로 1년여 동안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감췄던 `황새' 황선홍이 새로운 모습으로 일본사냥을 노리고 있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되찾은 황선홍은 "국가가 나를 불러들인 이유를 안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김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