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평가] '실전용 아니다' 파격대우 가능성 없어�
기사입력 1998년 04월 01일 14시 35분
`실전 투입용이 아니다.'
60만달러를 제시한 보스턴과 메이저리그 각 구단은 이상훈의 가치를 과소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이저리그 한 구단 관계자는 "보스턴의 60만달러는 그야말로 최고 제시액"이라며 "나머지 3∼4개의 구단은 15만, 20만달러를 입찰 금액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각 팀의 마이너리그에는 약 80명의 투수가 있고, 그 가운데 최고 시속 90마일（145㎞）을 뿌릴 수 있는 왼손 투수는 20명씩이나 된다"며 "결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상훈이 수준급 이하의 투수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는 최고 160㎞짜리 강속구를 뿌리면서도 대접을 못 받는 투수가 많다.
올 스프링캠프에서 98마일（158㎞）의 강속구를 던진 뉴욕 메츠의 옥타비오 도텔은 계약금 없이 월봉 3천700달러, 세인트루이스의 투수 후안 아세베도는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15만달러）을 받고 있는 실정.
따라서 지난달 26일 열렸던 2차 워크아웃에서 고작 142㎞를 기록한 이상훈에게 몇백만달러의 거금을 뿌릴 리 없다는 게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이상훈이 계속 미국행을 고집한다고 해도,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파격적인 대우로 `모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LG구단은 이상훈의 미국행이 어려워지자 이제는 일본쪽으로 눈을 돌리는 등 보스턴 구단에 농락당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LG는 자매 구단인 주니치에 현금 트레이드를 희망하고 있지만, 선동열 이종범까지 합쳐 한팀에서 한국 선수 3명이 뛰는 것이 팀 운영상－정서상 가능할 리 없다.
다른 팀들도 3일 개막에 맞춰 거액의 계약금을 들여 외국인 선수 엔트리를 짜 놓았기 때문에, 이상훈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LG 최종준단장이 "미국행이 어려워지면 일본쪽을 알아보겠다"고 한 것은 눈앞의 위기 상황을 모면하려는 `임시 방편'이자, 선수의 자존심을 아예 뭉개 버리는 행위로 비춰지고 있다.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