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기아,현대 완파 V길 출발 99-90
기사입력 1998년 04월 01일 01시 30분
대전＝이사부 구동회 기자
부산 기아의 허 재는 역시 `농구천재'였다.
오른쪽 손등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워 보였던 허 재는 마치 `물만난 고기'처럼 종횡무진 코트를 휘저었다.
29득점(3점슛 5개) 5리바운드 6어시스트 5가로채기. 허 재의 29득점은 양팀 선수가운데 최고.
특히 허 재는 부상에도 40분 동안 풀타임으로 뛰면서 제 기량을 맘껏 발산했다.
허 재의 `부상투혼'에 힘입어 정규리그 3위팀 기아는 3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FILA배 97∼98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1차전서 정규리그 우승팀 대전 현대를 99대90으로 물리쳤다.
용병 클리프 리드는 18리바운드를 따내며 정규리그 최우수 외국선수인 현대 조니 맥도웰(23득점, 7리바운드)의 콧대를 꺾어놓았다.
`사마귀슈터' 김영만은 24득점을, `일등항해사' 강동희는 12득점 6어시스트를 올리며 `허－동－만' 트리오의 맹위를 과시했다.
기아는 이로써 적지에서 첫승을 올리며 2연패를 향해 쾌속항진했다.
홈에서 첫승을 노렸던 현대는 이상민이 28득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 어시스트 2개 부족으로 트리플더블에 아깝게 실패하는 맹활약을 펼쳤지만 믿었던 맥도웰의 부진으로 무릎을 꿇었다.
허 재와 피닉스 등 주전들의 부상과 플레이오프 준준결승부터 거듭된 체력저하로 기아가 열세를 보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은 초반부터 완전히 빗나갔다.
기아는 1쿼터 초반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빠른 백코트로 현대의 속공을 저지하며 주도권을 장악했다.
줄곧 5∼10점 앞서가던 기아가 현대의 추격을 따돌린 것은 4쿼터 종료 3분30초전.
87_83으로 추격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기아는 이날의 히어로 허 재가 3점슛을 터뜨리자 점수폭을 7점으로 벌렸다.
이어 허 재가 또다시 가로채기한 볼을 레이업슛으로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현대는 박재현 이지승을 기용하면서 `허 재 발목잡기'에 사력을 다했지만 끝내 실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