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예식장들 '깜짝 서비스로 신랑-신부 유혹'
기사입력 1998년 03월 31일 15시 20분
'결혼 대출시대'가 열렸다.
IMF한파에 수입이 20∼30％ 이상 격감한 예식장이 고객유치를 위해 예식비 할인은 물론 결혼식 비용을 빌려주는 '깜짝 서비스'를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서교동의 규수당 예식장은 지난달부터 국내 처음으로 결혼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쩔쩔매는 커플에게 최고 500만원까지 빌려주고 있다.
대출기간은 최장 12개월로 연리 15％이지만 상환기간 6개월 이내는 9％에 불과해 주머니가 가벼운 예비부부에게 단연 인기다.
규수당의 김광수과장은 "대출을 받은 고객이 아직은 5명밖에 안되지만 요즘에는 문의전화가 하루에 10통이 넘는다"면서 "주중 20％ 할인혜택까지 받으면 당장 돈이 없어도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부가 서비스중 일반적인 형태는 신혼여행 상품으로 항공권을 제공하는 예식장이 있는가 하면 항공권부터 숙박, 관광까지 책임지는 '풀서비스 예식장'도 등장했다.
물론 대상은 예식장측이 설정한 기준을 통과한 커플.
신촌 로타리웨딩홀은 턱시도를 빌리고 야외촬영을 의뢰한 신혼부부에게 제주도 왕복 항공권 2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 CBS웨딩홀은 올해부터 공휴일 낮 12시 이전, 오후 3시 이후나 평일에 결혼하는 커플에게 제주도 항공권과 관광, 2박3일 호텔 숙박권을 한데 묶은 패키지 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예식비용만으로 신혼여행까지 다녀올 수 있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밖에 일부 예식장에서는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을 선물하기도 하는데 업계 관계자들은 결혼 성수기인 4월 중순 이후에는 서비스의 형태도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객잡기 이벤트가 유행처럼 번지자 통신회사들은 최근 예식장을 '개척지대'로 삼고 본격 공략에 나섰다.
모 통신업체 특수판매부의 이모씨는 "시장조사를 해보니 대부분의 예식장이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신혼부부에게 핸드폰을 제공하는 아이템으로 각 예식장과 접촉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