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양팀 정규리그 쿼터별 득점분석
기사입력 1998년 03월 31일 15시 08분
현대는 '초전박살형', 기아는 '은근과 끈기형'.
현대와 기아의 전력을 비교할 때 팬들은 대부분 현대는 막판에, 기아는 초반에 강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혈기왕성한 20대들이 주축이 된 현대는 지구력이 떨어지는 30대 노장들의 기아에 비해 후반에 힘을 더 쓸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5차례의 정규리그 현대_기아전에 나타난 양상은 완전히 다르다. 현대는 초반에 공격력을 집중시킨 반면 기아는 노장팀답지 않게 마지막 4쿼터에서 뚝심을 발휘했다.
현대_기아전을 분석해보면 현대는 1쿼터에 평균 26점을 올린 뒤 이를 정점으로 쿼터가 계속될수록 평균 2점씩 득점력이 떨어져 4쿼터에서는 22점으로 낮아진다.
기아는 1쿼터에서 20.6점으로 출발, 2쿼터에서는 4점이 올랐다가 3쿼터에선 다시 5점이 떨어지는 '널뛰기' 양상을 보인 뒤 4쿼터엔 24.8점의 화력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현대가 초반에 강했던 이유는 베스트5를 기용, 이상민의 속공과 맥도웰의 골밑공격으로 엄하게 다스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기아는 현대의 '확률농구'에 대한 적응력이 늦어진데다 허 재 강동희 등 주전들이 발동이 늦게 걸려 후반에 강한 양상을 띠었다.
현대는 토끼처럼 초반에 멀리 달아난 반면 기아는 거북이처럼 끈기있게 추격했던 것.
'토끼와 거북'의 우화에서는 꾸준히 추격전을 벌인 거북의 승리. 하지만 96∼97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이와 다른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토끼와 거북의 경주는 거의 반나절이 걸린 반면 프로농구는 40분 동안만 벌어지기 때문이다.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