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택-조동기] 골밑공백 '우리가 있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31일 15시 08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해결한다.'
프로농구 부산 기아의 두 '식스맨' 김유택(36.1m97)과 조동기(28.1m97)가 '기아왕국 2연패 신화' 창조에 나섰다.
용병들에게 밀려 주전에서 식스맨으로 뛰게 될 이들이 현대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주전센터인 저스틴 피닉스가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하기 때문.
게다가 국내 최고의 리바운드를 자랑하는 클리프 리드도 현대만 만나면 그다지 활약을 하지 못해 이들 '토종센터'의 활약 여부가 승부의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아마시절 농구대잔치 7회 우승을 이끌었으나 프로리그가 시작되며 주전자리를 놓친 김유택은 특히 이번 챔피언 결정전이 사실상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에 '마지막 불꽃'을 피워올릴 각오다.
지난시즌 식스맨상을 수상한 김유택은 속일 수 없는 나이 때문에 40분을 전부 뛰지는 못하지만 후배 조동기와 함께 기아의 골밑을 지키게 된다.
현대의 두 센터 맥도웰과 웹이 신장과 파워에서 모두 앞서기 때문에 김유택은 힘겨루기 보다는 노련미를 앞세워 현대의 골밑을 흐트러뜨릴 속셈. 무리한 골밑슛보다는 중거리슛을 노려 상대 센터를 외곽으로 끌어내고 리드에게 활동폭을 넓혀 주는 작전을 주로 사용할 참이다.
김유택과 번갈아가며 투입될 조동기는 용병들과의 치열한 몸싸움을 마다않는 투지를 앞세워 센터 공백을 메울 각오다.
조동기는 정규리그서 무릎 부상 치료 때문에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대우와의 플레이오프 준준결승, LG와의 준결승을 거치면서 그 기량을 인정받았다.
김유택은 "화려한 은퇴도 좋지만 후회없는 경기를 멋지게 하고 유니폼을 벗고 싶다"며 "부상선수들이 많아 전력상 현대에 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해 멋진 승부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