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우] 떠나간 사랑 노래에 싣고
기사입력 1998년 03월 31일 15시 08분
"사랑한 후에 난 사랑을 했다고 힘주어 말해야 한다. 그리 못하는 사랑은 진정 사랑이 아니다…."
등을 덮는 긴머리를 흔들며 요즘 `사랑한 후에'를 부르는 신성우(31). 힘주어 내지르는 강함 대신 한풀 꺾인 목소리에 애절함이 넘친다.
`당신이 떠나가던 그날에 그저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으로는 지킬 수 없다는 게 세상에 있다는 걸 비로소 깨닫게 되었죠'하며 감정을 돋우던 그는 `떠나가는 당신 마음 속에 행복만이 가득하길 이젠 내가 기도할게요'라고 소리를 낮춘다.
신성우가 오랜만에 선보인 독집 `모브'(MAUVE)는 떠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담이다. 강한 소리에 담은 사회비판적 메시지 대신 복고적이고 어쿠스틱한 사운드에 담자색(淡紫色) 사랑 얘기를 담았다.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은 노래가사에나 나오는 뻔한 얘기가 아니었다. 부르는 노래마다 그의 치열했던 사랑을 담고 있으니까.
"지금껏 사귀었던 여러 `걸'들에 대한 회상일 뿐 특정 대상을 겨냥한 건 아니다"고 얼버무리지만 `그리움' `5분전' `사랑한 후에' `변덕쟁이' `비오는 날엔' 등 일련의 곡에서 그의 아픈 이별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룹 지니 활동 이후 신성우가 2년만에 선보인 5집은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스를 함께 한 음악동반자 이근상의 독려로 펑키비트(`변덕쟁이'), 스윙리듬(`비오는 날엔') 등을 수용하며 다양한 장르를 시도한 것이 특징. 60,70년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악기와 녹음방식을 사용해 옛스러움도 담았다.
영화나 뮤지컬쪽 유혹이 크지만 오랜만에 낸 앨범에 충실하고 싶단다. 노래할 수 있는 무대라면 가리지 않고 설 계획. 6월부터는 전국투어 콘서트를 떠난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