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교수] '자궁 속으로' 출간
기사입력 1998년 03월 31일 15시 08분
소설 `즐거운 사라'로 필화사건을 겪었다가 얼마전 복권된 마광수교수가 다섯번째 장편소설 `자궁 속으로'(사회평론)을 내놓았다.
외설교수 등 세간의 비난에도 불구, 다양한 글쓰기로 자신의 신념을 펼쳐온 마교수. 그는 이번 소설에서도 특유의 솔직성으로 자신의 신념을 독자들에게 내보인다.
주인공 민우는 영화감독으로 데뷔하지만 제작자와의 불화끝에 영화판을 떠난다. 민우는 간행물윤리위원회의 경고 속에 출간한 소설이 문제가 되어 구속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민우는 향희 보아 옥수 현나 혜숙 등 네명의 여인들과 사랑을 나눈다.
"체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입니다. 제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영화로 찍다가 타의에 의해 중단하게 된 체험으로부터 필화사건, 대학시절의 연극경험 등이 픽션화되어 소설의 배경역할을 하고 있지요."
권력에 의해 `오물'을 바가지로 뒤집어쓴 경험 탓인지 마교수는 소설 곳곳에 독설도 풀어놓고 있다. `이 나라가 나를 빨리 지치게 만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르지. 이 나라는 젊어서 요절 안하면 나이먹어 반드시 변절하게 만드니까'같은 대목이 그렇다.
"독자에게 사상적 감화를 준다거나 도덕적 칭찬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작가는 사이비 작가죠. 사상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에세이나 논설을 쓰면 되고, 도덕가들의 칭찬을 바란다면 아예 글쓰기를 포기하고 산에 들어가 도나 닦으면 됩니다."
그리하여 그가 말하는 소설이란 "거짓말과 투정, 일탈욕구와 화풀이로 가득차있는 `인공적 꿈'의 세계"요 "상상적 뻥튀김으로 가득찬 글"이다.
소설은 역시 마교수의 여러 전작들처럼 관능적 에로티시즘으로 가득차있다.
`갑자기 현나가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나는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과 목과 젖가슴 언저리를 키스해나갔다. 그녀의 젖꼭지는 발딱 도드라져 있었다' `나는 보아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서 그녀의 머리카락 수풀 사이에 얼굴을 박고 있었다. 그리고 한손을 그녀의 거웃 위에 얹어놓고 있었다'같은 대목은 여전히 `마교수는 마교수'임을 보여준다.
"소설을 쓰면서 향희 등 여성들과 `꿈속에서의 사랑'을 나누며 한없이 해롱거리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