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선영] 화사한 날에 상큼하게 '재치DJ'
기사입력 1998년 03월 31일 15시 08분
"봄 냄새를 느껴보세요."
목소리까지 비단결인 미녀 DJ가 나른한 봄 오후에 활력을 주고 있다.
KBS 2FM 라디오의 DJ 궁선영(25).
93년 미스코리아 진인 그녀는 매일 낮 12시부터 2시간 동안 `궁선영의 가요산책'(이철성PD)을 진행하며 `팔방미인'의 진가를 발휘한다.
`궁선영의 가요산책'의 주요 타깃은 30대 이하의 직장인. 식곤증이 밀려오는 시간대인 만큼 DJ의 어지간한 입담이 아니면 주파수를 고정시키기 어렵다. 하지만 과거－현재－미래의 화제를 빠른 속도로 오가며 정선경 김선아 구본승 등 톱연기자들과 펼치는 궁선영의 재담은 귀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튀는 스타일만은 아니다. 때론 눈이 스르르 감길 정도로 편안하고 포근하다.
`비오는 날엔 차분하게, 화사한 날엔 상큼하게 튄다'. 궁선영이 늘 되새기고 있는 진행 노하우다.
작년 5월 모델 이소라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가요산책'을 진행하는 있는 궁선영에게 라디오 DJ는 난생 처음. 토－일요일 외엔 모두 생방송이지만 방송을 맡은 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연구하는 열성덕에 벌써부터 베테랑 DJ 티가 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검증받은 외모에 1년여간의 라디오 진행경력이면 TV 출연에도 적격이지만 궁선영은 한사코 사양하고 있다. "TV 체질이 아니기도 하지만 라디오에 전력투구하자"는 게 그녀의 변(辯).
궁선영은 "요즘같이 어려운 시대에 방송을 듣고 위안과 여유를 찾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다면 보람"이라고 겸손해 한다.
[이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