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132km면 충분하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30일 14시 10분
`낭창낭창'.
`탄력성 있게 휘어지거나 흔들리는 모양'이라고 국어사전에 풀이돼 있다.
주로 줄이나 가는 막대기 앞에 붙는 수식어.
국내 프로야구에선 해태 이강철（32）의 투구내용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인다.
29일 광주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핵잠수함' 이강철은 언더핸드스로의 허리 탄력을 이용한 `낭창낭창한' 피칭으로 롯데 타자들을 조용히 덕아웃으로 들여보냈다.
4이닝, 53개의 공을 뿌리는 동안 16타자를 상대로 4구 2개만 내줬을뿐 단 1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직구 최고시속은 132㎞.
145㎞의 빠른 공으로도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 미숙으로 1실점한 롯데 문동환과 대조적인 투구패턴이었다.
끈질긴 타자는 빨리, 성급한 타자는 느긋하게 볼카운트를 끌고가면서 자신의 리듬대로 완급조절에 성공한 것.
10년 연속 두자리 승수에 도전하는 이강철의 `만만디 전략'이 돋보인 셈이다.
이강철은 "롯데타자들은 항상 자신있다. 올해는 특정팀에만 강하다는 인상을 씻을 수 있도록 좀더 노련한 피칭을 선보일 작정이다. 시범경기 출발이 일단 좋아서 다행"이라고 밝게 웃어보였다.
해태로서는 마운드（조계현）와 내야（이종범）의 빈자리로 인해 이렇다할 전력보강이 없는 터라 하위권 전력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해태 마운드의 두자리 승수 보증수표 이강철은 자신있게 말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 아닙니까."
[이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