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이종범]시범경기 통해본 98기상도
기사입력 1998년 03월 30일 04시 28분
`선동열＝쾌청, 이종범＝약간 구름'.
주니치 `태양' 선동열과 `폭풍' 이종범이 29일 나고야돔 오릭스전을 마지막으로 한달여에 걸친 시범경기를 마쳤다.
선동열은 시범경기 6게임에서 7이닝 무실점의 안정감으로 `수호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믿는 도끼' 선동열보다 올시즌 주니치 변혁의 열쇠를 쥔 새로운 전력 이종범이 관심을 끌었다.
한국 프로야구사상 야수로는 최초로 해외진출을 일군 이종범이 과연 일본무대에서 한국과 같은 `야구천재'의 면모를 뽐낼 수 있을 것인가.
이종범은 시범경기 16경기에 나가 통산타율 2할3푼3리（60타수 14안타）의 평범한 성적에 그쳤다.
이종범은 수비에서는 일본에서도 정상급 유격수로서 손색이 없음을 증명했고, 주루에서는 주니치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돼 `뛰는 팀'으로 탈바꿈하는데 기폭제가 됐다.
도루 5개에 실패 4개가 기록됐지만 시험을 위해 뛰는 시범경기인 만큼 큰 문제는 아니다.
걱정거리는 역시 타격.
컨트롤이 좋고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일본투수들의 공배합에 적응하지 못하고, 타이밍을 뺏기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2개의 삼진중 대부분이 변화구에 당한 반면 14안타의 대부분은 직구를 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범이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시즌 개막이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관건이다.
긴시간 동안 강도높게 하는 훈련패턴에 완전 적응하지 못해 피로가 쌓인 것도 시범경기 부진의 원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선동열은 일본 최강의, 공끝이 `살아있는' 직구의 위력이 여전하다.
시범경기에서 단 1개의 4구만 내줘 작년에 비해 컨트롤이 좋아졌고, 특히 주자가 나가 있을 때 템포를 빨리해 던지는 `퀵모션'이 확실히 안정됐다.
또 슬라이더의 각도가 일본진출이후 그 어느 때보다 좋다.
단지 왼손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겨우내 연마했던 싱커의 각도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흠이다.
호시노감독도 확실한 믿음을 주고 있어 심리적 부담감만 털어내면 개막전부터 세이브를 쌓아 구원왕에 오르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