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상] 구기부문 우수선수 '류지혜'
기사입력 1998년 03월 29일 16시 20분
"언젠가 꼭 한번 받고 싶은 상이었는데. 실감이 나질 않네요."
현정화의 대를 잇는 한국 여자탁구계의 `여왕' 류지혜（22．제일모직）.
스포츠조선이 선정한 제4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구기부문 우수선수（상금 100만원）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자 녹색 테이블의 최강자답지 않게 수줍게 웃으며 기쁨을 표현했다.
지난해 한국 탁구계는 류지혜로 시작해서 류지혜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96년 9월 일본 그랑프리대회 여자복식 우승을 계기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류지혜는 지난해 팀동료 이은실과 콤비를 이뤄 무려 5차례 세계대회 복식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해 6월 브라질오픈서 복식과 단식 2관왕에 오른 것을 신호탄으로 7월 US오픈, 8월 일본오픈, 9월 중국오픈, 11월 오스트리아오픈에 이르기까지 여자복식 타이틀을 싹쓸이 한 것.
전형적인 공격형이면서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오른손 셰이크핸드형을 구사하는 류지혜의 최대무기는 빠른 서브에 이어 넘어온 제3구째에 전광석화처럼 내리꽂는 드라이브.
상체가 약해 공의 중량감은 다소 떨어지지만 발군의 스피드는 이를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다. 동료들이 `독종'이라고 혀를 내두를 만큼 승부욕과 집중력도 강하다.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에 몰두하고 있는 류지혜는 요즘 2가지 과제에 집중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좀더 가다듬고 서브와 서브리시브를 보완하는 것.
지난 73년 사라예보선수권대회서 이에리사와 정현숙이 단체전 우승을 거머쥐며 이룩한 한국 여자탁구의 황금기를 88년 서울올림픽서는 현정화가 이어 받았다.
그리고 이제 류지혜는 자신이 한국 여자탁구의 `제3기 전성시대'를 열어가야 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