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황선-최용수 vs 나카타-조쇼지
기사입력 1998년 03월 29일 16시 20분
한_일 축구스타들이 또 한번의 대격돌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4월1일 오후 7시 잠실주경기장에서 벌어지는 2002년 월드컵공동개최기념 한_일친선축구대회가 바로 그 무대다.
한_일전은 언제나 라이벌 의식으로 최대의 관심을 불러모으는 빅카드다.
한_일 양국의 간판스타는 98프랑스월드컵의 `쿠데타 주역'으로 꼽히는 한국의 황선홍_최용수와 일본의 나카타_조 쇼지 등이 첫손에 꼽힌다.
이 가운데 월드컵에 3회 도전하는 백전노장 황선홍을 제외하고는 모두 파릇파릇한 신예들이다.
황선홍(30．포항)은 `월드컵 빚'을 갚기위해 4년간을 별러왔다.
94년 미국월드컵 볼리비아전에서 잇따른 마무리 실패로 무승부(0대0)를 이루면서 1승과 16강을 날려버린 `마음의 빚'이다.
의욕이 앞선 탓에 무릎부상이 겹쳐 1년간 그라운드를 떠나기도 했지만 오는 4월1일 한－일전을 앞두고 화려하게 컴백, 설욕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유고 용병 라데와 포항 아톰즈(현 포항 스틸러스)의 투톱을 이뤘던 95년과 같은 기량만 회복한다면 98프랑스 본선에서도 `쿠데타'는 예고된 수순이다.
득점루트를 귀신같이 찾아내는 정확한 위치선정과 수비진의 혼을 빼놓는 호쾌한 드리블, 장신(1@83)을 이용한 헤딩력이 발군이다.
비록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티켓 획득에는 기여한바 없지만 이번 한_일전 승리로 속죄하겠다는 각오다.
황선홍과 함께 일본진영을 유린할 선수로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을 계기로 한국축구의 간판 골잡이로 우뚝선 최용수(25．상무)가 있다.
킹스컵(1월25∼31일．방콕)과 오세아니아 전지훈련을 잇는 월드컵축구팀의 연초 해외전지훈련에서 9게임에 출전해 7골－2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물이 오를대로 올라 있다.
비록 다이너스티컵(3월1∼7일．일본)에서는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선배인 황선홍의 가세로 골사냥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용수는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2연패를 당한 치욕을 설욕하기 위해 군인정신으로 단단히 무장, `D데이'를 기다리고 있다.
황선홍_최용수 투톱에 대항하는 일본의 스타선수는 나카타(21．벨마레 히라쓰카)와 조 쇼지(23．요코하마 마리노스).
나카타는 월드컵에 첫 승선한 일본이 `16강', 나아가 `월드스타'로 키우려는 야심을 품고있는 `겁없는 신예'.
일본축구의 100년 대계를 바라보고 양성하고 있는 꿈나무의 제1세대인 그는 1@75, 72㎏의 아담한 체구지만 여간해선 볼을 뺏기지 않는 특이한 강점이 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시야가 대단히 넓고 경기운영이 노련하며 순간 순간 찔러주는 패싱은 상대팀 감독들도 놀랄 정도다.
결국 나카타의 송곳패스에 한국축구가 두번이나 무너졌다.
나카타의 공격콤비인 조 쇼지는 미우라를 대신할 차세대 스트라이커.
A매치 경험은 21게임(12골)에 불과하지만 프로경력은 120게임(47골)으로, 한－일스타 가운데 최다기록을 보유, 패기와 경험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두가 오는 4월1일의 라이벌전을 승리로 이끈뒤 3개월뒤 예술의 도시 파리를 비롯한 10개 도시에서 열릴 금세기 마지막 `꿈의 구연(球宴)'에서도 월드스타 반열에 오르기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
누가 진정한 `라이벌 사냥꾼'이 될지 한_일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로 4월1일, 그 해답이 나온다.
[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