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기수-경주마 궁합 '승부 최대변수'
기사입력 1998년 03월 27일 16시 36분
"적임기수를 찾아라."
기수와 경주마의 `궁합'이 승부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태종 안병기 최봉주 홍성호 등 상위랭커 기수들이 타고 입상하지 못하는 말이 다른 기수가 타면 갑자기 입상확률이 높아지는 등 인마（人馬）호흡 정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일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주 일요경마 제2경주에 출전한 `키다리'는 다승랭킹 61위에 불과한 고성이 기수를 태우고 2위로 골인, 복승식에 601배짜리 고액배당을 터뜨렸다.
`키다리'는 종전까지 홍성호 기수와 7번 출전했으나 한번도 입상하지 못했었다.
또 이날 10경주의 `슈퍼크라운'은 지난 96년 10월 이후 안병기 최봉주 장세한 등 스타급 기수들을 태우고 단 한번도 입상하지 못했지만 신인기수 양희진을 태운 뒤 우승, 268.8배를 선사했다.
서영석 기수는 `일세풍미'의 적임자다.
이 말은 박태종 천창기 등을 태우고도 하위권을 맴돌았으나 올들어 서기수를 파트너로 맞아들이자 마자 우승을 따내는 등 갑자기 명마로 돌변했다.
박태종과 김재섭 기수가 번갈아 타던 `노수정'은 두 기수 모두 단 한차례도 입상시키지 못해 전형적인 부진마로 꼽혔으나 김정년 기수를 태운 이후 복승률（입상률） 50％를 기록중이다.
이밖에 최기홍 기수가 주로 타던 `라우디프라스펙트'는 강경식 기수가, 이성일 기수의 `킹라이온'은 박수홍 기수가 탔을 때 복승률이 2배 이상 치솟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객관적인 전력상 한수 아래인 기수들이 스타급 기수들이 버리다시피한 경주마를 되살려 놓고 있는 것은 전임자들의 실패를 거울삼아 선행형 경주마는 선입형으로, 추입형은 선행형으로 바꾸는 등 기승스타일을 완전히 뜯어 고치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지 필승경마의 김광욱 사장은 "박태종, 안병기니까 잘 뛰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베팅했다가는 결코 돈을 딸 수 없다"며 "특히 요즘처럼 고액배당이 속출할 때는 경주마의 성적을 꼼꼼히 분석해뒀다가 어떤 기수가 적임자인지를 파악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