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제] 춤추는 변화구
기사입력 1998년 03월 26일 15시 14분
쌍방울 `특급 소방수' 조규제（31）가 절정을 향해 무섭게 치닫고 있다.
직구는 물론 포크볼, 슬라이더 모두 합격이다.
직구는 시속 140㎞를 웃돌고 변화구는 홈플레이트 부근서 춤을 춘다.
연봉 계약이 늦어 지난 18일부터 정상 훈련을 시작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지난 22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서 올시즌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9개의 공으로 3타자를 가볍게 요리했던 조규제는 25일 LG전서는 선발로 나서 또다시 `깜짝 투구'를 펼쳐 보였다.
변화구를 결정구로 내세워 삼진 2개와 플라이 아웃으로 상위타선을 단숨에 제압했던 것.
계형철 투수 코치는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많이 걱정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감각을 되찾고 있다"며 "이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페넌트레이스 시작때까지는 완벽하게 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26일부터 하루 70∼80회씩의 연습 투구수를 100회까지 늘린 것도 현재의 오름세에 기름을 붓기 위해서다.
조규제의 각오도 새롭다.
그동안의 마음 고생에 대한 보상을 꼭 받겠다는 생각에서다.
구단과의 지루한 연봉 협상끝에 지난 5일 자신의 요구액에서 500만원 못미치는 9천500만원에 사인을 한뒤 마음을 잡긴했지만 아직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 대한 미안감 만큼은 떨칠 수 없단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활약으로 팀을 3년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려놓겠다."
작년 52경기에 출전, 4구원승 28세이브를 올리며 `돌격대 돌풍'을 일으켰던 조규제는 "1세이브당 5만원씩을 소년소녀가장돕기 성금으로 기탁하겠다는 약속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양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