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수] '화려한 변신' 앞니부상 투혼
기사입력 1998년 03월 26일 15시 14분
그동안 잦은 부상과 들쭉날쭉한 기량으로 애를 태워왔던 그가 오는 4월1일 잠실 한_일전을 앞두고 절정의 기량으로 차범근 감독을 설레게 하고 있는 것.
지난 25일 잠실보조구장에서 벌어진 일화와의 연습경기（2대1 승）는 고종수가 컨디션과 기량을 완전히 회복했음을 알린 무대였다.
고종수는 전반 9분 아크 왼쪽에서 얻은 20@ 프리킥을 그대로 왼발로 감아차 오른쪽 골모서리에 정확히 꽂았다.
또 41분엔 일화 수비사이로 절묘한 스루패스로 연결, 최용수의 2번째 골을 이끌어냈다.
전날 훈련 도중 이상윤과 부딪쳐 앞니 2개가 흔들리는 부상으로 밤새 잠을 설친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나약한 정신력도 무장이 잘 되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의 기량이 정상 궤도에 오름에 따라 차감독은 그를 염두에 둔 전술을 구상하고 있다.
즉 스트라이커를 1명만 포진시키고 고종수를 김도근（전남）과 함께 허리를 강화하는 더블 플레이메이커 시스템（3－6－1） 구축이 바로 그것.
이는 황선홍－최용수라는 막강 포워드라인이 포진한 만큼 3－5－2 투톱시스템으로 굳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예측을 깨는 파격적인 구상이다.
나이답지 않게 경기의 맥을 집거나 게임을 풀어가는 능력이 뛰어나고 정확한 패스, 뛰어난 킥력은 이상적인 플레이메이커로 평가받고 있다.
고종수로선 더이상 좌절은 없다는 굳은 다짐이다.
16세와 19세 이하 청소년대표를 거쳐 비쇼베츠에 의해 올림픽대표에 뽑혔지만 마지막에 질병으로 탈락했고, 지난해엔 월드컵 최종예선전을 앞두고 불의의 무릎부상으로 한게임도 뛰지 못했었다.
고종수로선 그런 아쉬움을 이번 월드컵무대에서 반드시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더도덜도 말고 요즘만 같아라"며 탄성을 내지르는 차범근 감독도 `게으른 천재'의 화려한 변신에 흐뭇해 하고 있다.
[최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