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근] 일본물 3년 '활짝핀 기량'
기사입력 1998년 03월 26일 15시 14분
`일본 유학파' 곽경근（26．FW．부천 SK）의 골사냥이 시작됐다.
3년간의 일본 외유를 끝내고 올해 SK 유니폼을 입은 곽경근은 한국무대 데뷔전인 25일 포항과의 아디다스코리아컵 2차전 원정경기서 연장 전반 4분 회심의 헤딩 골든골로 패색이 짙던 팀에 귀중한 첫승을 안겼다.
포항의 이동국이 후반 38분 똑같은 찬스에서 문전 헤딩슛을 GK 가슴에 안긴 반면 곽경근은 이원식의 짧은 센터링을 능숙하게 각도를 비틀며 골네트를 갈랐다.
올 프로축구 신인왕을 다투는 두선수의 골 결정력 대결에서 그나마 3년 동안 일본 J리그 2부리그격인 JFL의 후쿠시마에서 `프로물'을 먹은 중고신인 곽경근이 일단 기선을 제압한 셈이다.
사실 올 프로축구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 첫번째 지명권을 확보한 SK가 장대일（일화） 이상헌（LG） 등 쟁쟁한 신인들을 제치고 곽경근을 선뜻 택했을때만 해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몸이 완전치 않다는 루머와 함께 한국무대에서의 적응여부가 미심쩍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개월이 흐른 지금 SK의 선택이 옳았음이 차츰 입증되고 있다.
비록 지금은 상비군으로 밀려났지만 곽경근은 올초 월드컵축구팀의 울산훈련에서 3게임 연속골을 터트리며 골 결정력에 관한 한 간판스타 최용수에 필적하는 기량을 과시했다.
동작이 커 조금은 엉성하게 보이면서도 결정적인 찬스에서는 큰 키（1m84）를 이용한 헤딩력과 차분한 마무리가 돋보인다는 게 차범근 감독의 평가.
스트라이커로선 드물게 폭넓은 수비가담력까지 갖춘 곽경근은 "대표팀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프로축구무대서 최대한 골을 잡아내 나를 선택해준 구단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포항=김동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