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V2 이끌어 '천재'명예 지키겠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26일 15시 14분
"27일 부산 홈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끝내겠다."
기아의 `간판스타' 허 재（34）가 자존심을 추켜세웠다.
농구대잔치 7회 우승에다 프로농구 원년리그 우승을 자랑하는 부산 기아가 25일 FILA배 97∼98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준결승 3차전서 신생 LG에 일격을 당하자 자존심이 상한 것.
게다가 허 재는 이날 심판들의 애매한 판정과 LG의 거친 매너 등으로 더욱 화가 났다.
사실 허 재는 마음놓고 코트를 뛰어다닐 상황이 아니다.
나이에 따른 체력저하는 그렇다치더라도 플레이오프 준준결승에서 대우선수들의 집중견제로 온몸이 멍투성이다.
그러나 2연패를 차지해 팀과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물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기업 직원들에게 힘이 되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서는 별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허 재는 올시즌 플레이오프, 특히 LG와의 준결승 1, 2차전에서 38득점,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1차전에서는 포스트로 LG진영 깊숙이 들어가 LG수비를 뒤흔들어 놓았고 2차전에서도 LG의 주득점원인 블런트를 철저히 봉쇄하며 외곽슛까지 터뜨려 `농구천재'다운 다양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허 재는 27일의 부산 4차전에서도 내외곽을 오가며 LG수비를 흐트려 놓은 뒤 강동희 김영만과 함께 공격의 선봉에 서는 동시에 철저한 수비로 승부를 마감시킬 작정이다.
다만 골밑을 지켜주어야할 저스틴 피닉스가 25일 LG전에서 예전에 다쳤던 왼쪽 종아리를 또다시 채이는 바람에 제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걱정거리일 뿐이다.
[부산=이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