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그레이 최고기량 불구 키작아 재계약 고민
기사입력 1998년 03월 26일 15시 14분
기량 최고, 매너 최고, 인기 최고, 팀공헌도 최고. 그런데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
대구 동양이 `그레이 딜레마'에 빠졌다.
동양의 용병 가드 키이스 그레이（29．1m83）는 `가장 매력적인 농구를 하는 선수'로 꼽힌다.
97∼98시즌 한국프로농구서 활약한 20명의 용병중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은 선수가 바로 그레이다.
동양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레이의 팬들은 `Kiss me, Kiss V, 키스 그레이！'라고 쓰인 대형현수막을 내걸고 열광적인 응원전을 펼친다.
그레이는 나래,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8게임서 201득점（게임당 25.01점） 덩크슛 6개（게임당 0.75개） 블록슛 18개（2.25개）로 동양 선수중 최고를 기록했다.
동양 구단의 올시즌 그레이에 대한 평가는 물론 A+
그런데 너무나 당연하게 보이는 그레이의 재계약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그가 단신가드이기 때문이다.
그레이와 재계약을 할 경우 동양은 올해 용병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를 포기해야 하고 2라운드선 쓸만한 `빅맨（장신센터）'을 구하기가 힘들 것이 불을 보듯 확실하다.
전희철 김병철 등 주력들이 대거 군에 입대하는 동양으로선 득점력 높은 센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
2라운드서 센터를 구하느니 차라리 좀 불만족스럽지만 이미 `검증'이 된 키넌 조던（24．1m98）을 다시 활용하는 편이 났다는 것이 동양 박광호 감독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그레이와 조던을 `패키지'로 묶어 재계약하는 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그레이 덕분에 `고향 앞으로'가 확실시 되던 조던이 살아날 수 있는 아이러니컬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
동양 박용규 단장은 "모든 판단은 감독에게 맡길 생각이지만 그레이의 인기도와 성실성 등 여러가지 면을 고려해 재계약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중을 밝혀 이래저래 박광호 감독의 머릿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조석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