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신종 'IMF고스톱'치는 법
기사입력 1998년 03월 26일 15시 13분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이 건 안… 무슨 부뿐 아니라 고스톱꾼들의 근무자세여야 한다. 점심시간 중 짬을 내서 한켠에서 숨어 치거나 밤을 새워야 하는 초상집에서 날밤을 까면서 하는 것이 고스톱 아닌가.
이렇게 음지에서 일해 번 돈은 양지인 밝은 곳에서 유용하게 쓰이거든.
실제로 어떤 대기업에서는 음지에 숨어 있어서 독버섯처럼 보였던 이 `고스톱'을 양지로 드러내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재작년인 96년에 `두산그룹'은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그 그룹에 에로_의 사돈네 8촌이라도 다니길래 백두산인지 그냥 두산인지 타령이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 아니다. 이 회사는 참 재밌다.
이 두산그룹은 창립 한세기를 맞은 연도에 고스톱 대회를 거사적으로 열었던 것이다.
계열사 예선을 거쳐 올라 온 16명(아가씨꾼도 있었음)이 군용담요 대신 흰 방석을 깔고 불꽃 튀는 열전을 벌였던 것이다.
그 당시 우승자 이팔수 대리는 그룹 타임캡슐에 이름이 수장되는 영예를 안았다지.
이 고스톱은 분명히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스포츠(팔 힘이 강해지고 인내심이 길러진다니…)이다.
사회변혁기마다 그 현상을 딴 고스톱이 등장하게 마련이다.
국회의 나리님들께서 해서 소란이 생긴 이 고스톱, 의원님들이 혹시 IMF의 시름을 잊기 위한 자구책였을까…?
왜냐면 벌써 IMF고스톱이 등장했거든.
고스톱 연구로 한평생을 바치신 전문가가 직접 고안하셨다는 `IMF 고스톱'은 이렇다.
`한 사람이 돈을 많이 잃어 광 팔 사람마저도 없을 경우를 걱정해, 그 파산한 사람에게 도움을 줘서 판을 깨지 않는 것이다.
패가 나빠 더 이상 게임을 하기 어려운 사람은 옆사람에게 구제금융 아닌 좋은 구제패를 넘겨 받아 계속 판을 진행한다.
나쁜 패를 가진 사람은 좋은 패 두어장을 빌려 오고 대신 자기 패 중 부실기업 아닌 나쁜 패를 두어장 상대에게 넘겨준다.
그러나 이러한 특혜에는 반드시 가혹한 조건이 따른다.
상대가 어떤 신탁통치를 해도 받아 들여야 한다. 훈수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먹으라는 것만 먹어야 하고, 심지어 수혜자가 여자일 경우 미니스커트를 입고 경기에 임하라고 하면… 아,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